전환(轉換)생태계를 만드는 재미있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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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轉換)생태계를 만드는 재미있는 프로젝트
[한살림 해외기획연수] 전환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마을 사람들이다!
  • 2018.03.30 20:25
  • by 한살림 활동가모임 ‘광데렐라’

유쾌한 활동가들의 모임 한살림‘광데렐라’가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삶’을 꿈꾸며 전환마을(Transition Town) 영국 데번주의 토트네스로 떠났다. 피겨 스케이팅에서 트랜지션(Transition)은 점프와 스텝, 점프와 점프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을 의미하듯 ‘전환’은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연결하여 바꾸는 것을 뜻한다. 인구 8만 5천 명의 시골 마을 토트네스는 지역과 주민을 어떻게 연결되고 있을까? 내가 사는 곳의 문제를 내가 아는 방식, 내가 좋아하는 일로 자연스럽게 전환(轉換)한 ‘토트네스’를 ‘광데렐라’의 방문기를 통해 소개한다.

하나, 토트네스에서 한살림의 ‘오랜된 미래’를 만나다.
둘, 토트네스! 전환(轉換)의 뼈대를 세우는 단체들을 만나다.
셋, 전환(轉換)생태계를 만드는 재미있는 프로젝트
넷, 지역과 함께 하는 농업, 그리고 농장들
다섯, 자연주의 마을과 슈마허, 슈타이너의 힘
여섯, 전환마을은 일상이 전환이다.
일곱, 지역에서 ‘토트네스’를 꿈꾸다.

숙소에서 하이스트리트로 가는 거리에는 작은 구멍가게와 300년째 문을 열고 있는 정육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다국적 프렌차이즈 커피집과 햄버거집은 없었지만 대형마트도 한 곳 있다. 편리성 때문에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사람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TTT(Transition Town Totnes)내에 REconomy Center를 만든 것은 토트네스가 지역경제의 중요성을 현실로 겪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슈마허컬리지의 에코경제학과 이론적으로 연결되어 크고 작은 재밌는 프로젝트들이 진행된다.

“지역경제의 실질적 목적은 공동체 전체의 최대행복이다. 제한된 자연의 것들을 존중하면서 갖고 있는 재원을 공정하게 이용 분배해야 되는 것이다.”는 철학은 프로젝트 곳곳에 녹아 있었다. 전환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마을 사람들이다.

 

# 푸드 링크 프로젝트(Food Link Project) 

지역에서 생산한 식재료를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로  토트네스의 마켓과 레스토랑에서는 마을의 반경 30마일 이내에서 유기농으로 생산된 신선한 식재료가 사용된다. 지역의 농민은 공정한 가격을 받고, 소비자는 어디서 누가 키웠는지 알고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다.

 

토트네스 함바집 ‘The Kitchen Table'

TTT(Transition Town Totnes)와 REconomy Center가 함께 진행한 Community Of Dragon의 프로젝트인 ‘The Kitchen Table'을 방문했다. Community Of Dragon는 아이디어는 있지만 실현시킬 자금이 없는 사람들이 지역의 기업인을 설득해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연결하는 자리를 만들어 준다.

만화 속 주인공 같은 모습의 ’씨마‘와의 얘기는 즐거웠다. ‘씨마’는 음식도 잘 만들지만 음식을 만드는 본인만의 가치관, 도덕성이 흥미로울 것이라고 투어매니저 ‘할’이 미리 소개해주었다. 식당과 도시락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 가게 안은 조금 어수선했다. 우리네로 치면 함바집 같은 풍경이랄까. 우리 일행만으로도 가게 안 테이블이 꽉 찼다.

“7년가량 운영해오고 있다. 전에는 집에서 케이터링 사업만 했었는데 1년 전 이곳으로 이사 오면서 작은 식당과 케이터링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해야 함으로 토트네스에서 반경 30마일 안에 있는 농장에서 가져오는 식재료 위주로 요리를 하고 있다. 우리는 피라미드 주문 시스템을 원칙으로 한다.”

 

1 순위는 반경 30마일 내 지역에서 생산된 오가닉 식재료를 사용

2 순위는 토트네스에서 가까운 영국 남쪽, 서쪽에서 나는 식재료를 사용

3 순위는 영국 내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사용

4 순위는 유럽에서 나는 식재료를 사용

   

샐러드의 주재료로 마늘, 생강, 오렌지, 라임, 레몬이 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유럽에서 들여오는 것을 사용하고 있는데 탄소배출이 적은 항공이 아닌 배로 운송되었는지를 확인하고 구입한다고 한다. 환경을 생각해 도시락 용기도 썩는 것을 사용한다. 지역물품을 최대로 사용하고 제철 요리재료를 이용하기 위해 ‘씨마’는 다른 식당들과 다른 전략을 쓰고 있었다.

“메뉴를 미리 정하지 않는다. 그 때 그 때의 식재료에 의해 메뉴가 결정된다. 메뉴를 먼저 정하게 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들어가는 식재료를 맞출 수밖에 없게 되고 지역의 생산물을 최대한으로 쓴다는 원칙을 지키기 어렵다. 내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양심에 입해서 생각을 먼저하고 결정한 뒤 일하고 있다고 이해해주면 좋겠다. 회계사는 원자재에 돈을 너무 많이 쓴다고 줄이라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나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

지역 농산물로 만들어진 Kitchen Table의 메뉴들 우리가 주문한 메뉴를 직접 담아주는 ‘씨마’

채소, 고기, 생선, 꿀, 치즈 등 지역 농가의 식재료뿐만 아니라 TTT프로젝트의 일환인 School Form의 채소도 사용하고 있다. TTT프로젝트 ‘드래곤 스탠드 포럼’에서 기업가의 지원을 받은 마을 정미소, 커피찌꺼기를 이용해 버섯을 재배하는 농가에서도 공급을 받고 있다. 각각의 프로젝트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우리는 ‘씨마’ 와 짧지만 강렬한 만남을 뒤로 하고 바로 옆집 “Grown in Totnes’ 의 ‘에밀리’를 만나러 갔다.

 

동네 도정공장 Grown In Totnes 

‘Grown In Totnes’는 작은 정미소다. 물론 선입견이겠지만 젊은 여성이 정미소의 주인이라고? 궁금해진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영국에서도 흔한 풍경은 아닐 듯 했다.

“몇 년 전 설문조사를 했는데 메인음식(밀)이 건강한 식재료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안전하게 음식을 제공하고 마을에 유연성(지역경제를 말하는 듯)을 높이기 위해서는 밀을 가공해 사람들에게 제공해야겠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

Community Of Dragon에 지원을 받은 것과 30일간 밀을 이용한 음식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모금 된 25,000파운드로 곡물 가공장비를 갖추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지역의 농민들을 설득하는 일이였다고 한다. 예전에는 대부분 동물 사료용으로 밀을 재배했었기 때문에 사람이 먹을 ‘밀’을 생산해 달라고 농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3년간 설득해서 현재는 5농가가 함께 하고 있다고 한다.

“토트네스에서 반경 30마일 안에서 재배된 밀로 가공하고 있고 판매 또한 반경 30마일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친환경적이면서 지속적인 농업을 중시하고 어떻게 해야 경제성 있게 비즈니스를 하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경제성을 중요시 하면서도 사업운영의 원칙은 지켜간다. 수입해서 들어오는 씨앗을 거부하고 유전적으로 안전한 지역의 씨앗을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값싼 수입밀가루와 경쟁하기에는 가격 면에서도 밀 가공 연구 면에서도 녹녹치 않아 보였다.

정미소 벽에 걸려있던 문구 ‘왜 미국에서 온 것을 구매하는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잘 말려야 한다. 농부들에게는 새로운 분야였다. 3년 동안 계속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고 한 농장에서 한 곡물만 재배하던 것을 지금은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도록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다품종 소량생산) 멀리서 오는 식재료에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그 부분도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배경의 하나이다.”

얘기를 들을수록 걱정된다. 아무리 봐도 ‘경제성 있는 비즈니스’와는 멀어 보인다. 열심히 더 홍보를 해야한다고 해맑게 웃는 ‘에밀리’를 받쳐주는 힘은 무엇일까! 토트네스에  매일 매일 힘이 나는 마법의 샘이라도 있는 것일까? 

지역의 30마일 이내에서 생산된 유기농산물을 공급하는 Food Link Project는 ‘Kitchen Table’과 ‘Grown In Totnes’ 사업의 배경이 되어 주고 있었다. TTT와 REconomy Center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은 ‘전환’이라는 큰 틀 안에서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하강 실천계획(Transition In Action) 

전환네트워크(TN)의 롭홉킨스가 킨세일에서의 경험으로 토트네스에서 펼치고 있는 운동이다. 커뮤니티경제와 다른 축으로 지역의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전환거리 프로젝트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에너지절약 방법에 대해 배우고 실생활에 적용한다. 생활에서의 행동변화를 이끌어 낸다. 마을에서 6~8가구의 이웃을 모아 함께 참여해야 한다. 지붕위에 태양광 판넬을 설치하고 에너지를 적게 쓸 수 있도록 단열개선도 함께 한다. 현재 1,100명의 주민이 에너지전환 그룹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토트네스가 인구 8만5천 정도의 작은 도시임을 생각할 때 작지 않은 가구다.

프로젝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알려주기 위해 투어매니저 ‘할’이 데려간 곳은 시청 뒤의 주차장이었다.

“트렌지션(전환)은 진행된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점진적으로 변화를 이야기하지만 철저하게, 더 적극적으로, 진지하게 일어나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토트네스를 방문한다. 완벽할 것이라는 트렌지션에 대한 그림을 기대하고 오기 때문에 실망하는 부분도 많이 있다. 우리는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곳은 지금은 주차장으로 변했지만 예전에는 농토였던 곳이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다시 이 공간을 농토로 바꾸는 것이다. 이곳의 2~30년 후 변화된 모습을 상상해보라”

현재는 주차장이지만 2030년엔 예전의 농장 모습으로 변할 것이라는 액션플랜

토트네스 사람들은 그렇게 하기 위해 점진적이고 철저하게,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뭉클했다. ‘에밀리’도 ‘씨마’도 전환생태계 안의 사람들도 그렇게 움직일 것이다.

다음호에는 토트네스의 농업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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