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 취재, 그 다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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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백신 취재, 그 다음 이야기
독자의 반응과 질병관리본부의 답변
  • 2018.04.06 18:13
  • by 공정경 기자
사진출처 -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 독자후기 1 "지난주에 보건소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제 중학생이 된 큰 아이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을 아직 하지 않았다고, 언제 접종할거냐고. 순간 '이건 뭐지?' 했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저희 딸은 예방접종 안 할 거라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작년부터 학교에서 몇 차례 자궁경부암 무료 접종 안내문을 보내왔다. 애초에 접종을 안 할 생각이어서 무시했는데, 급기야 예방접종을 하고 확인 사인을 받아오라는 강제성을 띤 가정통신문까지 보내졌다. 아이한테 일러 선생님께 "전 예방 접종하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씀드리라고 전하고, 화가 나서 혼자 한참을 씩씩거렸었다. 그런데 이젠 보건소에서까지 직접...

자궁경부암은 전염성이 강한 질병도 아니고 백신은 부작용도 많은데 반강제적으로 예방접종을 밀어붙이는 보건당국도 이해가 안 되고, 당국이 시켰다고 강제성을 띤 가정 통신문까지... 어처구니없다. 이쯤 되니 ‘이건 뭐지? 왜?’ 하는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 독자후기 2 "자궁경부암 백신 예방기간이 5년이라니...저는 벌써 효과가 끝났네요. 2010년쯤 자궁경부암을 평생 예방할 수 있다고 해서 사회초년생의 얇은 지갑에서 60만원을 들여 예방접종을 받았는데...부작용사례도 있다니 내가 왜 예방접종을 했나 자괴감이 듭니다."

자궁경부암 백신 취재는 라이프인 독자의 요청으로 시작했다.
 
"학교에서 계속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하라고 한다. 해외 부작용 사례도 계속 올라오는데 접종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주변에도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아이들 사이에서 1차 접종하고 2차 접종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암에 걸린다는 말까지 떠돌고 있다고 한다. 백신의 안전성 여부로 가면 논란의 여지가 많아 백신의 효용성을 중심에 두었다. 

질병관리본부에 질의한 내용도 효용성에 관한 것이었다. 지난달 30일 질병관리본부에서 받은 답변을 보면 주무부처로서 무엇하나 명확하고 책임 있는 답변이 없었다. 다음은 질병관리본부의 답변이다.

 
Q. 자궁경부암 백신인 '가다실'과 '서바릭스'의 작용기간은 몇 년입니까?
A.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음. 두 백신의 작용기간과 효과에 대해서는 다양한 대상, 방법, 기준을 가지고 세계적으로 계속 연구 진행 중에 있음

Q. 만12세에 자궁경부암 예방의 최적 효과를 나타낸다고 하는데, FDA 승인시 제약사가 제출한 가다실 제품사용설명서를 보면 만 9-15세의 GMT결과가 36개월까지만 있고 48개월은 수치가 없습니다. 한국판 제품사용설명서에는 만 9-15세 자료 자체가 빠져있습니다. 가다실 제약사(한국MSD)에 문의한 결과, 충분한 데이터가 없어서 등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만 9-15세의 기초자료 자체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최적의 효과를 낸다고 하는 근거는 무엇인지요.
A. 접종연령은 그간 진행된 면역원성 자료, 국내 청소년에서의 성경험 시작 연령, 접종 순응도 등을 고려해 만 12세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임
*국외에서도 주로 만 12세 연령을 대상(미국 11~12세, 호주/영국 12~13세)으로 국가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음

Q. 제품사용설명서(첨부자료1)를 보면 7개월에 항체수치(GMT)가 가장 높은 반면 48개월에는 항체량이 10분의 1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백신의 항체가 최소 어느 정도 돼야 효과가 있는 건가요?(효과 유무의 기준치)
A. HPV 관련 질환별 예방 효과 판단기준은 상이할 수 있으며, 각 제품의 사용설명서 및 허가사항 관련은 소관부서(식품의약품안전처)에 문의 필요함

Q. 자궁경부암 발생률을 보면 40대가 26.5%, 50대가 22.2%입니다. 만 12세에 접종하면 40-50대까지 예방할 수 있나요?
A. HPV 백신의 효과 범위, 지속성, 개인의 성생활 패턴(노출 강도 및 빈도), 자연회복 가능성, 가족력(유전적 요인) 등에 따라 HPV 감염 및 만성 지속감염으로 인한 자궁경부암 발생 위험은 다를 수 있음
   

이번 취재는 안전성보다 효용성에 중점을 두었지만, 사실 해외의 건강한 10대들에게 발생하고 있는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10대 딸을 둔 부모가 왜 자궁경부암 백신의 부작용을 걱정하는지 '팩트올(www.factoll.com)' 기사 두 개를 소개한다.

# 세계보건기구(WHO) 논문에서도 경고
자궁경부암 백신 해외 부작용 사례는 끊임없이 보고되고 있다. '팩트올' 기사 <“자궁경부암 백신 안전성 의심된다”...세계보건기구(WHO) 논문서 ‘경고’>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백신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논문이 국제약물감시협회(ISOP) 공식 저널인 ‘약물 안전(Drug Safety)' 2017년 1월호에 실렸다. 이 논문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원한 것으로, 2008~2015년 수집된 부작용 신고 사례 4만 건을 분석한 논문이다. 논문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은 2012년 35건, 2013년 157건, 2014년 229건으로 최근 3년간 크게 증가했다. 비영리 국제기구인 '자연 건강을 위한 연합(Alliance for Natural Health, ANH)'은 18일 이 논문을 인용해 "자궁경부암 백신은 가장 위험한 백신"이라고 주장했다.

# 조기 폐경을 겪는 소녀들
팩트올이 번역한 영국의 여성 방송인 메린다 메신저(Melinda Messenger, 45)의 기고글을 보면 친구가 이메일로 자궁경부암 백신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논문을 보내줬고 자신의 딸에게 맞히려던 백신 접종을 그만뒀다고 한다. "설령 백신의 부작용이 사소할지라도, 내 딸이 위험에 빠지는 것을 어떻게 지켜볼 수 있겠는가?"

메린다 메신저의 친구가 보내준 논문은 미국소아과학(Amerian College of Pediatricians, ACPeds)에 실린 논문이다. 이 논문에는 "미국에서 접종되고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이 아주 드물게, 하지만 아주 위험한, 조기난소부전(POF)이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기난소부전은 흔히 조기 폐경으로 알려져 있다. 논문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연구진은 2006년부터 조기 폐경을 겪은 소녀 213명을 관찰했다. 그리고 이 가운데 88%의 소녀가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그 전인 1990년부터 2005년까지 15년 동안에는 보건 당국에 보고된 조기 폐경 건수가 7건이었다. 이 시기는 자궁경부암 백신이 널리 시행되기 전이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8년 전부터 영국과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이 조기 폐경을 일으킨다는 ‘강력한 증거’는 없지만, 이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까지 부인하기는 힘들다."
 

질병관리본부는 2016년 6월부터 가다실과 서바릭스를 국가무료예방접종사업(NIP)으로 지정해 만 12~13세 여성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접종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6~2017년 '두 번의 예방접종으로 평생 자궁경부암을 해결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사진출처=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가다실 제품설명서를 보면 "임상시험에서 이 백신을 투여받은 만 16~45세의 여성 중 50.2%가 호르몬성 피임제를 복용하였다. 호르몬성 피임제는 이 백신의 면역 반응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라고 쓰여 있다. 임상시험 대상자 중 50.2%의 여성이 호르몬성 피임약을 먹었는데, 여성생식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연구한 바가 있을까? 본지가 가다실 제약사(한국MSD)에 확인한 결과 여성생식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한 바가 없다고 한다.

최방선 학술이사(새물결약사회)는 여성생식기에 미칠지도 모를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여성생식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자료는 없고 조기 폐경 된 아이들은 실제로 있다. 문제는 현재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접종을 하는 아이들이 한참 생식기능이 발달할 나이, 2차 성징이 시작되는 나이라는 점이다. 초창기에는 생리주기가 불규칙하고 초경을 한다고 바로 배란을 하지는 않는다. 무배란 월경을 하다가 몇 개월에서 1년 정도 후 성인처럼 정상배란 월경을 한다. 난소가 서서히 깨어나는 시기다. 항상 그렇듯이 인간의 생식호르몬은 껐다 컸다 하는 게 아니라 서서히 변한다. 그 과정에 있는 아이들에게 만에 하나 백신이 영향을 미쳤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모른다. 그게 무서운 거다."

최 학술이사는 "치료가 되는 부작용이면 되돌릴 수 있지만, 조기 폐경은 되돌릴 수가 없기 때문에 더 신중해야 한다. 안전성이 검증되고 나서 시행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보내준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무료지원 연도별 예산은 다음과 같다.

연도 2016년 2017년 2018년
예산 341억원 484억원 340억원

2017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무료지원 예산이 484억원인 것에 반해 2017년 저소득층 생리대 지원 예산은 30억원이었다. 자궁경부암은 급성 암도 아니고, 자궁경부암 백신을 만 12세에게 접종한다고 해서 그 효과가 평생 유지되는 것도 아니고, 자궁경부암 백신보다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인 검사(자궁경부세포검사, Pap smear test)가 없는 것도 아니다.

2016~2017년 '평생 효과'가 있다고 홍보한 질병관리본부는 내부에서 몇 명이 '평생 효과가 있다는 문구는 맞지 않는 듯하다'는 의견이 있어 2017년 이후에는 그 문구를 뺐다고 한다. 백신의 효용성에 관한 명확한 근거도 제대로 내놓지 못하면서 심각한 부작용이 아직 없다는 말만 반복하는 질병관리본부의 모습을 보면서 '신중, 또 신중'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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