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남자 ④] '협동조합 우리동네 나무그늘' 멍글리 수제비법 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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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남자 ④] '협동조합 우리동네 나무그늘' 멍글리 수제비법 카레
우리동네에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함께 만든다 '협동조합 우리동네 나무그늘'
  • 2018.11.05 17:02
  • by 석병선 객원기자
필자는 요리에 대한 애정으로 조리학을 전공하고 외식업체, 음식연구소에서 일을 했고,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으로 생활협동조합에서 일을 했습니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었던 남자,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고픈 요주의 남자, [요남자]가 두 분야의 경험을 살려 '살맛나는 경제'와 '함께 만드는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시골집 할머니 댁에 큰 감나무 있었다. 감나무 그늘아래 평상에서 쉬고, 먹고, 놀았다. 지나가는 동네 어르신도 머물러 가는 사랑방이었다. 감나무 그늘에서 놀았던 추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협동조합 ‘우리동네 나무그늘’을 취재하면서 추억이 떠올랐다. 우리동네 나무그늘이라는 이름과 잘 어울리는 협동조합이었다.

우리동네 나무그늘은 마을기업이며 협동조합이다. 이웃과 함께 만들어가는 주민협동조합이다. 2011년 7월 마포구 염리동에서 첫 문을 열었다. 마포구에 지역사회활동, 마을 만들기에 관심 있던 활동가들이 함께 소통하는 공간을 소망했다. 이런 소망에서 35명이 공동출자로 카페공간인 우리동네 나무그늘을 만들었다. 2013년 6월에는 협동조합 법인으로 전환했고 지금은 213명의 조합원이 등록되어 있다.

우리동네 나무그늘은 거점주민공간 카페이다. 소금꽃마을축제, 주민동아리, 마을네트워크, 공동체 인큐베이팅, 밤마실 음악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지역자산화TF팀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대표 메뉴로 천연향신료 수제비법 멍글리 카레가 있다.

정종현 이사장을 만나서 나무그늘과 멍글리 카레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었다.

■ 대화하기

 
"2010년 동교동 삼거리 칼국수집 '두리반'이 주변 개발 문제로 철거당하는 일이 있었다. 그 때 농성하면서 연대 활동을 많이 했다. 그때 활동한 분들 중 많은 분이 나무그늘 설립에 참여했다. 이때부터 우리동네 나무그늘에 인연이 닿게 되었다."

정종현 이사장의 이야기는 홍대 공항철도역 건설로 동교동 삼거리(현재 홍대입구역 4번출구 앞 대로변)에 두리반을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생긴 분쟁이다. 한받, 밤섬해적단, 박다함 등의 홍대 인디 음악가들이 농성에 함께 참여했다. 531일의 투쟁 끝에 2011년 두리반은 건설사와 기존 상권과 유사한 곳에서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보상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홍대거리 두리반 철거는 작은 칼국수집이 대형 건설사를 이긴 사례로, 젠트리피케이션의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상류층(신사)을 뜻하는 gentry 에서 파생된 말로 "낙후된 지역을 고급화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에선 임대료가 저렴한 낙후된 지역에 사람들이 몰리고 지역이 발전하면서 기존에 거주 중이던 원주민을 밀어내는 현상을 말한다.

"점점 사람들이 모이고 나무그늘이 지역에서 하나의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되니 어려움이 찾아왔다. 건물주가 법적상환선 이상 월세를 올리려 했다. 보증금 1억에 500만원을 요구했다. 임대료 인상 금액이 너무 컸다. 나무그늘의 수익상황과 적자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율을 위해서 계속 대화를 이어갔는데, 좁혀지지 않았다. 마지막에 법정소송까지 갔다. 법원에서 유효를 해서 최소한의 보상금을 받고 지금의 장소로 옮기게 되었다."

2016년 우리동네 나무그늘에 두리반과 같은 어려운 상황이 찾아왔다. 건물주의 높은 임대료 인상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공간을 지키려고 했지만, 결국 지금의 장소인 백범로 113-1 2층(염리동) 위치로 옮기게 되었다.


"나무그늘의 위치를 옮겨야 했다. 접근성이 좋고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야 했다. 과정이 쉽지 않았다. 월세가 계속 오르면 계속 힘들지 않을까? 그러면 건물주가 돼야 맘 편히 할 수 있지 않을까? 건물 사려면 얼마나 들지? 이런 고민을 했다. 이때 지역자산화라는 이슈가 떠오르고 있었다. 건물이 공공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개인의 소유, 관의 소유도 아닌, 시민의 소유로 입주해서 사용할 수 있는 개념의 공간이다. 해외 사례는 많이 있어서 한국에서 도입하자는 이슈가 있었다."

2017년 우리동네 나무그늘 협동조합, 36.6도씨 의료생협, 홍우주 문화사회예술 협동조합이 모여서 ‘지역자산화 TF’를 구성했다. TF팀은 계획을 세웠고 부동산 공유 프로젝트 RE:comomoing 선발대회에서 프로젝트 선정이 되었다. RE:comomoing 사업은 사회적부동산을 확보하고 운영할 지역단체를 지원해주는 사업으로 부동산, 재무 등 실질적인 컨설팅을 지원해주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서 지역자산화 활동에 힘을 얻고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저는 뜨문뜨문 나무그늘에 오다가 정이 들었다. 애착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임대료로 인해서 나무그늘이 없어질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사회가 이 정도의 소박한 공간도 용납해 줄 수 없는 사회인가? 우리가 서로 꾸리고 나누는 것이 엄청난 욕심인가? 사회적, 법적보호 장치가 없었다. 너무 억울하고 지켜야겠다는 생각에서 뛰어들었다. 그러려면 우선 우리가 장사를 열심히 잘해야 했다. 카페메뉴와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고 했다."

정종현 이사장에게 우리동네 나무그늘의 참여하게 된 계기와 의미에 대해서 물었다. 마을공동체를 지키려는 마음과 열정이 느껴졌다. 나무그늘의 역사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에서 지역자산화 활동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또한 카페의 운영과 활성화를 위해서 힘을 쏟는 모습이 보였다. 그 중심에는 소개하려는 멍글리 카레가 있다.


"조합원 중에 모글리라는 일본인 조합원이 있었다. 모글리가 일본식 수제카레로 장사를 하고 싶어 했는데 사업 할 상황은 되지 않았다. 우선 모글리 카레라는 메뉴로 나무그늘에서 판매해보자고 했고 반응이 좋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모글리가 개인 사정으로 일본을 돌아가게 됐다. 어느 정도 수익이 내고 있는 모글리 카레를 없앨 수가 없어 모글리에게 레시피를 전수 받았다. 모글리 레시피를 저의방식으로 변형해 지금의 멍글리카레가 만들어지게 됐다."

멍글리 카레스토리를 들어볼 수 있었다. 멍글리 카레를 통해서 카페운영의 안정화와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었다. 음식이라는 메뉴를 통해서 다양한 고객의 유입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기업, 협동조합으로 공간을 위해서 만들어지는 카페가 생겨나고 있다. 일반카페와 다르게 운영된다. 협동조합으로 카페를 운영해 보았던 경험을 통한 조언을 부탁했다.

"확실한 수익구조 모델 하나는 탄탄히 만들고 시작하면 좋겠다. 월세와 최소한의 임금은 해결해야 한다. 어떻게든 만들어놔야 한다. 그리고 커뮤니티를 동시에 잘 가꾸어야 한다. 조합마다 해법은 다를 것 같다. 주민협동조합, 마을 협동조합, 소규모 협동조합카페, 자신들의 특색과 컨셉에 맞게 커뮤니티를 이루어야 한다. 조합원들이 이 가게가 내 가게라는 생각으로 1/n로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했으면 좋겠다. 음료, 음식에 맛이 있어야 한다. 중요하다. 저희가 처음에 공정무역 원두를 받아서 했었다. 맛이 뛰어나다고 볼 수 없었다. 고민을 하다가 맛을 위해서 조합원의 운영하는 카페에서 맛좋은 원두를 받아서 커피를 만들고 있다. 정리하자면 확실한 수익구조, 맛, 조합원의 책임감이다."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우리동네 나무그늘의 1/n 정신과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들어보고 싶다.

"조합원 개개인이 같은 책임과 권리가 있다. 민주주의적 개념이다. 어려움도 즐거움도 같이 나눈다는 의미다. 나무그늘이 생각하는 1/n 정신도 누구하나가 더 중요한 게 아니라, 같이하자는 정신이다. 우리동네 나무그늘이라는 공간으로써 이름그대로 누구나 와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기를 바란다. 이 공간을 조합원들이 스스로 가꾸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를 지향한다."

사진제공 = 협동조합 우리동네 나무그늘

주    소 | 서울 마포구 백범로 113-2층
전화번호 | 02-6408-5775
운영시간 | 월-금:10:00~ 23:00 (break time 16:00~19:00, Pub time 19:00~23:00)
              토-일:12:00~16:00
가    격 | 멍글리카레 7,000원, 아메리카노 3,000원, 생과일에이드 4,500원

■ 먹어보기


우리동네 나무그늘의 스토리가 담긴 멍글리 카레를 먹어보았다. 조합원이었던 일본인 모글리가 처음 요코하마식 카레를 개발했고 이사장인 정종현씨(멍구)가 커스터마이징 해서 멍글리 카레로 탄생했다. 모글리+멍구 = 멍글리 카레이다. 멍글리 카레는 인스턴트 카레 분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다양한 천연향신료(강황,큐민,코리앤더,너트맥 등)와 신선한 재료를 넣어 만든 수제 카레이다. 멍글리 카레는 종류는 가지버섯 비건카레, 버터치킨카레 2가지다.

멍글리 카레 맛은 달랐다. 맛이 좋았다. 처음 먹어보는 카레였다. 천연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서 향이 강하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인스턴트 카레에서 느낄 수 없는 맛과 향이 있었다. 가지버섯 비건카레는 가지와 버섯이 깊은 맛을 냈다. 고기가 들어가지 않았지만 풍부한 감칠맛이 있었다. 채식하는 비건에게 꼭 추천한다. 버터치킨카레는 버터와 닭의 풍미가 꽉 차 있었다. 버터의 고소함이 카레에 배어 있다. 치킨의 식감과 육즙이 맛을 한껏 살려주었다. 버터는 최고급 그래스페드(풀먹고 자란소)버터를 사용한다. 그래서 카레에서 버터의 부드러운 향이 잘 느껴졌다.

카레를 생각하면 인스턴트 3분 카레가 먼저 생각난다. 멍글리 카레는 고퀄리티 슬로우 푸드다. 다양한 천연향신료가 들어가고 만드는 과정에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 즉 정성이 담긴다.
정성은 새로운 카레의 맛으로 보답한다. 우리동네 나무그늘 아래에서 수제비법 멍글리 카레를 먹어보았다. 멍글리 카레에는 스토리와 조합원들의 애정이 담겨있었다. 마음이 좋았다.  멍글리 카레가 나무그늘의 성장과 안정화가 잘 도울 수 있기를 응원했다.

■ 나누기 | 버터치킨요거트 멍글리카레  (by 모글리 +멍구)

약 8-9인분 기준

□ 재료 | 생통닭(10호/900g), 버터130g, 토마토3개(완숙), 양파2개, 감자3개, 당근1/2개, 피망1개, 생강10g, 다진마늘20g, 플레인요거트 400g, 큐민20g, 코리앤더20g, 강황1/2Ts, 카다멈1/2Ts, 넛멕1ts, 정향1/2ts, 통계피10g, 통후추6알, 청양고추가루1/2ts, 소금, 설탕
* 향신료는 ‘통’을 붙이지 않는 한 가루를 사용함

□ 닭고기 밑양념 |
1. 생닭의 살을 발라서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정육점에서 가능)
2. 소금1ts, 큐민가루1Ts, 코리앤더가루1Ts, 넷멕가루1/2ts, 정향가루1/2ts, 후추가루1/2t, 플레인요거트 400g을 닭고기에 넣어 재워둔다.(1시간 이상)

□ 베이스 카레 만들기
1. 냄비에 버터120g을 약한 불로 녹인다.
2. 강황1/2Ts, 카다멈1/2Ts, 큐민1ts, 코리앤더1ts, 넛멕1/2ts, 정향1/2ts, 청양고추가루 1/2ts, 통후추 6알, 얇게 썬 생강10g을 녹은 버터에 넣고 섞어준다.
   *넛멕은 임산부(태아)에겐 별로 좋지 않다고 하니 주의할 것
3. 채썬양파1개, 다진마늘 20g을 냄비에 넣어 볶고, 통계피(새끼 손가락 정도 크기)1개도 넣어 준다.(중불로 타지 않게 계속 저어 줘야 함)
4. 양파가 완전히 익으면 약불로 줄이고, 껍질을 벗긴 토마토 3개를 적당히 잘라 넣는다.
5. 감자 2개, 당근 1/2개, 피망 1/2개를 크게 깍둑 썰어 넣는다.
6. 냄비 뚜껑을 닫고 눌러 붙지 않도록 잘 저으면서 10-15 분 정도 끓인다.
    (수분이 부족할시 물을 넣어준다.)
7. 재료가 충분히 익으면 통계피를 제거하고 모든 재료들을 믹서로 충분히 갈아 준다.

□ 버터치킨요거트 멍글리카레

1. 요거트에 재워둔 닭을 카레냄비에 넣고 중불에 끓인다.
2. 감자 1개, 당근 1/2개를 원하는 크기와 모양으로 썰고 버터 5g, 소금 1/2t와 함께 팬에 센불로 살짝 볶아서 냄비에 넣는다.
3. 양파 1개, 피망1개도 원하는 크기와 모양으로 썰어 버터 5g과,1/2t 함께 센불에 살짝 볶아 냄비에 넣는다.(양파는 채썰기 추천)   
4. 닭이 익고 충분히 끓었으면 설탕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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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병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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