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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온다

기사승인 2019.07.20  11: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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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구 (명지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사회적경제전문위원장, 前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의 변화가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를 비롯하여 한·일·중, 나아가 글로벌 경제의 동향이 심상찮다. 자국의 이익을 강화하기 위해 보호무역주의 틀 속에서 자원들을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가까운 이웃도 자신의 이해를 위해 변칙적 조치로 기존의 판을 흔들고, 자국에게 유리한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한국의 품격을 깎아 내리기 위해 명분 쌓기 전술도 구사하며, 한국의 약한 고리를 시험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지혜롭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외교적 노력과 함께 핵심 국산부품소재를 육성하고 확보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전략적 대응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한국 사회의 통합을 위한 움직임을 이끌어내면서 국가의 품격을 높이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여기서는 상기의 대응전략 중 하나로, 특별히 '사회적가치'라는 주제에 집중하여 국내외 동향에  대한 진단과 현황, 향후 방향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지금 국제사회는 국가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인권, 평화 등을 위한 국제법을 준수하고 윤리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나아가 실제 인류의 더 나은 삶, 더 좋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핵심인 사회적 가치를 측정, 평가하기 위해 함께 모인 글로벌 네트워크 IMP(Impact Management Project)는 이를 ABC 접근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선 자신들의 활동으로 인해 나타나는 해악이나 피해를 없애거나 완화시키기 위한 Avoid, 또한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에게 혜택을 주고자하는 Benefit,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헌 Contribution 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UN은 IMP의 틀을 통해 각국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해 평가하는 보고서를 내기로 하였다.

7월 사회적경제주간을 맞아 진행된 국제행사에는 동남아시아는물론 세계 곳곳의 리더들이 참여하여 자신들의 변화상을 발표하였다. 이들 모두 한국 사회적경제의 발전, 사회적 가치의 확산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한국은 사회적 가치의 창출, 확산을 위해 아시아지역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위치에 있다. 이미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며, 민주주의의 발전을 보여 온 국가로서 한국은 사회적 가치의 창출, 전파를 위해 사회적 경제, 소셜벤처, 국제개발협력, 임팩트투자 등 전방위에서  우리의 자원과 역량을 활용하여 아시아를 중심으로  변화를 이끌어야한다. 이미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과 함께 개발원조라는 틀에서 움직여 왔고, 일본은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라는 아젠다를 주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열리면서 이미 아시아 지역 등은 외교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전문가의 평이 있을 정도이다. 한국은 사회적 가치를 주창하면서 한국이 주장하는 가치의 중요성과 명분을 확인시키고, 나아가 실제 이러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준비와 제안을 통해 이 국면을 주도해야 할 것이다.

한편, 선진국 시장의 움직임도 성장의 정체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역이 되고 소비자가 되어 진정성을 갖춘 기업과 구성원들이 더 높은 수익성을 얻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더 이상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는 대척점이 아니라 상호 보완하여 상승작용을 만드는 기제로 만나고 있다. 시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사회적 문제에 주목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수익과 이윤이라는 경제적 가치 창출로 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사회가치경영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7월 첫 주를 맞아 대전에서 열린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는 사흘간 5만여 명이 다녀가 뜨거운 참여와 관심을 보였다. 이번 박람회에 여러 빛나는 별들이 있었으나, 한 소셜벤처를 주목해 본다. 택시에 승객이 탑승을 하자 좌석 앞에 태블릿이 있고 행선지를 입력하도록 한다. 청각장애인이 기사로 운행하는 ‘고요한 택시’는 고객과의 소통, 그리고 운전과정에서 교통상황의 변화 감지 등을 통신과 차량의 첨단기술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시승해본 이 소셜벤처는 SK텔레콤과 현대자동차그룹이 기술 및 차량 제공으로 함께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외에서 더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 고요한 택시에 대한 영상이 칸 광고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하였다.

한국에서 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열린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바로 올해 사회적경제 박람회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최초로 직접 와서 축사를 하고 유공자들에게 국민훈장 및 포장, 표창 등을 수여하였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의 축사는 그 내용이나 분량에 있어서 국민들에 대한 업무보고라고 할 정도로 주요 방침과 실적, 과제들이 망라되어 있었다. 대통령과 함께 9개 부처의 국무위원들이 함께 참석하였으며,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협회 등 6개 사회적경제조직의 대표들과 환담회를 통해 격려하였다. 박람회에 참여한 17개 부처들이 함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이해를 깊이하고 학습하며, 민간과 함께 협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본다. 특별히 대통령은 사회적 가치와 연결하여 사회적 경제를 설명하면서 그 관계를 분명히 하였다. 사회적 가치와 함께 하는 경제인들을 격려하면서 시장경제의 약점과 공백을 사회적 가치를 함께 생각하는 경제로 메워주자고 제창하였다.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및 각 사회적경제조직들이 17개 정부부처와 함께 민관공동추진위원회로 모여 주관한 이번 박람회는 민관협치의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사회적경제의 당사자조직과 중간지원조직들이 주체가 되고, 이외에도 학술단체들이 참여하여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토론하였다. 사회적 경제 현재의 상태를 자리매김하고, 정책에 대한 논의, 새로운 아젠다 제안이 활발했다. 대학생 캡스톤 디자인페어, 우수 소셜벤처 체험행사, 소셜벤처포럼 등이 좀더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장성을 나타내는 프로그램이었다.

지난 5월에 SK그룹이 민간기업으로서는 처음 주도한 SOVAC(Social Value Connect) 행사에서도 5천 명에 가까운 사회적경제 관계자들과 학생, 시민들이 참여하여 큰 성황을 이룬 것도 한국사회에 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을 잘 보여준다. 공공기관들과 대학, 그 외 일반기업들도 참여하여 전문가 강연과 토론, 소셜벤처 및 사회적기업 창업·투자·해외진출상담, 대학생대상 사회문제해결 아이디어공모전(현장 참여방식). 그리고 제4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SKSPC)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그동안 사회적 경제를 접해보지 못한 많은 이들을 새로이 초대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성과라고 본다. 자금, 비영리, 유통마케팅, 인재, biz, 협력, 혁신 등 7가지 주제의 세부세션과 함께 테이블 세션으로 디자인씽킹, 커뮤니케이션, 점자워크숍 진행 및 유통판로 구매상담, 투자금융상담, 해외진출상담 등을 참여형으로 진행한 것도 돋보였다.

2019년 현재 한국에선 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열리면서 시민사회, 정부는 물론 기업을 통해서도 사회적 가치를 동력으로 삼아 포용적 성장이 가능하며 사회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소수의 제한된 사람들뿐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하며, 자립과 협동으로 일구어가는 사회적 경제는 주민 참여를 통한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사회적 가치가 영향을 미치는 범주를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이 물결이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사회에도 임팩트를 만들어 나가도록 리더십을 발휘해 가자! 사회적 가치 창출로 미래성장동력을 만들고, 글로벌 협력사업의 핵심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은 치열한 국가간 각축이 전개되고 있는 이 순간 대응전략의 일환으로도 효과적이다. 강대국들의 글로벌 확장은 다른 나라들이 피지배나 종속의 공포감을 갖도록 만들 수 있으나, 한국의 글로벌 협업은 이웃 국가들이 그러한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 큰 차이이다. 한국의 역사는 나라의 자주독립과 경제발전을 위한 지난한 투쟁과 그 성과를 잘 보여주고 있다. 널리 이웃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 정신과 평화를 사랑하는 가치는 한국이 가지고 있는 좋은 자산이고, 이러한 동반자적 협력이 한국 글로벌 활동의 소구점이 될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포용적 성장이지만, 대외적으로는 동반자적 성장으로 나아가는 길을 사회적 가치가 열어갈 것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이 과업에 한국 시민들이 일어서 참여하길 열망하며, 세계에 평화와 번영의 길이 열어 나가길 촉구한다!
 

김재구 (명지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jgkim@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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