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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에 주목하라

기사승인 2019.10.04  15: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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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가에게 묻다(1)-라이프라인코리아

사회적기업이란 무엇일까? 사회적 경제, 기업에 대한 관심은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지만, 막상 그게 무엇인지에 대해 속시원하게 답을 해주는 사람은 없다.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기업? 사회적인 가치가 있는 일을 하는 기업을 말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일반 기업과는 무엇이 다를까?

라이프인은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을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거나 준비하는 기업가들에게 묻기로 했다. 이 생태계에 뛰어든 이들이 생각하는 사회적기업이란 무엇일까? 직접 만나 이들이 생각하는 사회적기업과 그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재난안전교육 중인 김동훈대표 [출처=라이프라인코리아 페이스북]

라이프라인코리아의 김동훈 대표(46)는 이제 막 사회적기업을 창업한 기업가이지만 사실 공익활동 경력 20년차 베테랑이다. 김 대표의 말처럼 그의 활동 대부분은 비영리기관에서 이루어졌다. 씨즈 등 주로 NGO에서 일을 해온 김 대표는 (사)열매나눔재단 육성사업 심사위원을 경험하는 등 창업가들의 멘토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제는 사회적기업가가 됐다. 그는 왜 이 길을 선택했을까?

지난 2016년, 그는 일본의 재난구호단체 피스윈즈재팬(Peace Winds Japan)에 스카우트됐다.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1년 반 동안 연수를 받은 뒤 지난 해 3월 귀국했다. 당시는 재난구호전문 NGO인 에이팟코리아((사단법인 아시아태평양재난관리한국협회, A-PAD Korea) 지원과 창업이 미션이었다. 우리나라에선 낯선 방식이지만, 해외 기업에서 확장을 위해 주로 이용하는 컴퍼니빌딩 방식으로, 김 대표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을 창업하는 업무를 맡게 된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라이프라인코리아는 재난안전소셜벤처다. 현재 테라피독(Therapy Dog)프로그램, 재난대응심화과정 등 재난 관련 훈련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설명을 듣자마자 궁금해졌다. 재난안전훈련이 비즈니스가 된다고? 김 대표는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재난안전교육에 비용을 지불한다는 인식은 없다. 이런 인식을 바꿔 이것이 비즈니스가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라이프라인코리아의 최종 목표는 재난위기관리 회사가 돼 대한민국의 재난안전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익숙한 비영리기관이 아닌 사회적기업이었을까? 비영리기관을 오랫동안 경험한 김 대표는 강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고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초기 비용이 들어가는데 비영리기관이 주로 하는 공모사업에는 개발비가 지원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프로그램 개발비 등 사업을 자리잡기까지 버틸 수 있는 비용이 없으면 사업을 시작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이를 지원받을 수 있는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또 하나는 확장성의 문제였다. 한국의 재난교육은 소화기교육과 심폐소생술이 대부분이다. 실제 필요한 것은 그 이상인데 아직 정부, 대학, 민간 등 다음 단계의 솔루션을 제시하지 못했다. 재난안전교육의 수요를 창출해 비용을 지불하게 하고, 그 기업은 그 수익으로 또다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다시 확장된 교육을 하는 선순환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확장성을 위해서는 이런 일을 하는 기업이 필요해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김 대표는 올해 함께일하는재단의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중간지원조직의 지원자 역할이 익숙했던 그에게 육성사업에 참여해보니 실제로 어떤지 물었다. 그는 "중간지원조직마다 역량의 차이가 있다. 그것이 창업팀 역량과 결합해 시너지가 나야 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지금 육성사업이 정부 주도의 위탁운영 방식이다보니 각 중간지원조직이 개성을 살리기 힘들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참여 팀들 중에도 왜 여기 지원했냐고 물어보면 (특성보다는) 집이 가까워서라는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각 지원기관의 특성에 대해 알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 라이프인과 인터뷰 중인 김동훈 대표.

그럼에도 그는 그런 아쉬움을 하소연하기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것을 강조했다. "나도 중간지원조직에 있을 때 멘토링 하다보면 (제도의 경직성에)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은 바뀌기 힘들고 바뀌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제도는 뻔하고 들어오면 제도에 묶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원이 필요하면 받는 거고, 아니면 다른 진로를 찾으면 된다. 중심이 내가 되고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지 지원조직이나 정부와 싸워서 되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자원을 활용해서 (성장)계단은 올라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말이다.

라이프라인코리아는 이를 통해 어떤 기업이 되고 싶은 걸까? "우리는 재난 약자들을 위한 훈련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한다. 학교나 산업기관 등 지금 훈련이 많이 이루어지는 곳 말고 재난 취약계층, 즉 장애인, 임산부, 요양병원환자 등을 위한 아이템이 아직 없다. 얼마 전 장애인단체에서 재난교육 의뢰가 들어와 현장에 가봤는데 정말 열악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이 사업을 시작한 우리에게 좋게 말하면 이런 것이 레퍼런스(Reference)를 쌓는 일이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컨텐츠를 개발한다. 또 우리는 재난을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구분하는데 최근에는 치매 환자를 위한 솔루션인 테라피독 프로그램 등을 연구하는 등 올해는 확장성 있는 컨텐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사회적기업이란 무엇일까? 그는 피스윈즈재팬의 연수에서 이에 대한 개념을 쌓게 됐다. "당시 사회적기업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설명해줬는데 내 생각과 잘 맞았다. 벤처는 성장과정에서 재무적성과가 제이커브((J-curve, 본래 환율의 변동과 무역수지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환율 상승을 유도하더라도 그 초기에 무역수지가 악화되다가 상당 기간이 지나 개선되는 현상. 영문자 J모양과 닮은데서 유래)를 그리지만, 사회적기업은 기업이 만들어내는 사회적임팩트가 제이커브를 그리는 것, 그게 사회적기업"이라는 것. 사회적 혁신을 가져오는 것이 사회적기업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사회적기업이 성장기에 들어가면서 "초심을 잃었다. 기업과 다른 것이 뭐냐"는 지적을 받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지원조직 경험자로서, 혹은 사회적기업가로서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아무래도 현장에서 청년들을 만나는 일이 많은데 그런 부분이 청년들을 너무 압박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 대표는 "사회적미션이 강화되고 약화됐다는 지적의 기준이 대부분 정서적 판단인 경우가 많다"며 "나는 중요한 것은 창업가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초심을 잃었다는 지적을 듣는 창업가에게 그렇게 물어보면 그 역시 그에 동의할까? 우리는 사회적기업을 정부가 인증하지만 서구사회는 자기가 사회적기업이라고 하면 사회적 기업이다. 청년들이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게 도와줘야지, 행정적인 욕구로 사회적기업을 규정해 통제하려고 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비즈니스 능력이 뛰어난 팀들이 (사회적미션이 약해졌다는 비난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안타까워 했다.

"대체로 처음 사회적기업을 시작할 때 그들이 가진 것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동기일 뿐 소셜 미션은 아니다. 비즈니스의 미션과 소셜미션이 부딪히다가 어느 순간 융합이 돼야 그게 소셜미션이 되는 것이다. 결국 소셜미션도 인큐베이팅되는 것이고, 이들도 운영을 하다보면 그를 깨닫게 되는데 주변의 압박이 너무 크다는 점이 아쉽다"는 것이 그가 한때 멘토로서 사회적기업 창업가들에게 인색한 사회에 갖는 아쉬움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사회적기업이라는 게 있을까? 그를 구분짓는 것은 가능할까? "오랫동안 이를 준비하던 분들이 새로 유입되는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김 대표는 "하지만 누가 사회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보다 내가 생각하는 사회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정리하는 게 좋다. 청년들을 만나보면 소셜 벤처로서의 색깔도, 그냥 기업인으로서의 색깔도 다 가지고 있다. 이들이 왜 동시대에 같이 있을까? 이게 이 시대의 양면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 생태계가 아직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곳이다보니 갈라지는 문제가 있는데 사실은 이들이 합쳐서 시너지가 나와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라이프라인의 재난안전교육에 참여한 참가자들. [출처=라이프라인코리아 페이스북]

다시 사회적기업가로 돌아와 그가 라이프라인코리아의 대표로서 겪고 있는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 그는 "올해 첫 해지만 수익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의뢰가 더 들어와도 현재 인력상황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수익에서 인건비가 나오는 상황이 아니니 마구 인력을 수급하기도 어렵다.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지금 해결해야할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또 한 가지 어려움은 판로 개척의 문제다. 그는 "하던 것이 있는 기관들이 새로운 것을 해보자고 제안해도 덥썩하기가 쉽지 않고, 나도 이해한다. 다행히 올해는 실무자들 중 뻔한 것 말고 새로운 것을 해보자는 분들이 있어 교육할 수 있었고, 한 기관들은 모두 만족스러워하신다. 그런데 전혀 모르는 데 찾아가 시장을 뚫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나 생각된다. 판로개척은 아이템, 프로그램 개발과는 또 다른 문제인 것 같다며 무엇보다 재난안전제품, 훈련프로그램도 구매대상이라는 인식을 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무슨 일이든 3년은 해봐야 비즈니스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첫 해에는 컨텐츠를 개발하고 2년차에 그를 업그레이드하고, 3년차에 시장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3년간은 무조건 비즈니스에 몰입해볼 생각이다. 우리나라 재난안전분야에 다양성을 가지고 올 수 있을까? 라이프라인코리아의 미래를 주목하는 이유다.

김정란 기자 inat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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