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불평등 낮추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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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불평등 낮추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볼로냐에서 배우다 ①] 세계의 불평등한 현황과 이에 대응하는 협동조합1
  • 2019.10.09 17:59
  • by 정원각 상임이사(경남사회연대경제사회적협동조합)
05:39

경남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해외연수가 이번이 처음이니 다른 자치단체에 비해 많이 늦은 편이다. 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사회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를 볼 수 있는 볼로냐 지역을 선정했는데, 일정은 참석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두 번의 강의와 다섯 곳의 현장방문을 진행했다. 주요 연수 내용을 정원각 경남사회연대경제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가 라이프인에 소개한다.


연수 첫날은 세 가지의 일정이다. 오전에는 볼로냐 대학에서 이론 강의, 점심은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식사 그리고 오후는 파산한 기업을 노동자들이 인수한 노동자협동조합 가조티 방문이다. 이 중에 델 보노 교수의 강의를 정리했다.

볼로냐대학은 유럽 최초의 대학이자 경제학과에서 협동조합, 사회적경제 1년 마스터 과정을 개설하여 26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이 마스터 과정은 스테파노 자마니 교수가 시작했는데 현재는 델 보노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델 보노 교수(사진)는 에밀리아로마냐 부지사, 볼로냐 시장 등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며 강의 제목은 '협동조합 기업, 경제 불평등, 사회적 통합'이다. 강의의 주요 내용은 현재 지구촌의 심각한 불평등의 내용, 그 불평등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 협동조합의 중요성 등이다.

세계가 얼마나 불평등한지 현황을 보자. 

불평등을 측정하는 지수는 다양하다.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측정하는 방법도 있고 하위 계층 또는 상위 계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지표도 있다. 그리고 소득을 중심으로 할 수도 있고 자산을 평가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인데 상위 1%의 사람이 전체 소득의 1/4을 차지하고 있고 부의 1/3을 점유하고 있다. 이는 과거 10~20년 전보다 더욱 악화된 것으로 2010년 세계 경제 위기 상황은 1929년 대공황 직전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각한 것은 이런 현상이 영국, 남미, 남유럽 등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가난한 나라의 상위 5%와 부자나라의 하위 5%와 비교해 보면 부자나라의 5%가 더 잘 산다. 스위스의 하위 5%가 아프리카 우간다의 상위 5%보다 부자라는 것이다. 이유는 가난한 나라에서의 부는 상위 5%가 아닌 상위 0.1%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 가난한 나라의 0.1%는 부자 나라의 5%에 들어갈 것이다. 그 정도로 부의 집중, 불평등은 심각하다.

불평등한 세계가 된 원인은 무엇인가?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으로 모두 연결되고 정보가 유통되지만 경제적으로는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 태어났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러면 왜 이렇게 25년 동안 불평등이 심각해졌는가? 여기에는 세 가지의 원인이 있다.

첫 번째, 세계 자유 무역의 영향으로 자본이 노동자 임금이 낮은 나라로 옮겨 가는데 이런 자본의 이동을 막기 위해 부자 나라 노동자 임금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두 번째, 기술 발달과 이노베이션에 따라 큰 임금의 차이를 발생한다. 그리고 교육을 잘 받은 사람들은 사회 변화에 적응을 잘 하는데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결국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느냐는 것은 중요하다.

세 번째, 노동자가 가난한 나라에서 부자 나라로 이동하는 것이다. 가난한 나라의 노동자가 부자 나라로 이동하면 부자 나라 노동자의 임금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소득에는 노동소득과 자본소득(경영소득 포함)이 있는데 지금은 과거와 달리 노동소득의 차이가 전체 불평등의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귀족들의 부는 소득이 아닌 자산, 토지 등에서 발생했다. 그런데 지금은 자산보다 수백 배의 임금 격차가 불평등에 영향을 미친다.

▲ 경남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연수 참여자들이 델 보노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다.

지금까지는 불평등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이제 불평등으로 인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살펴보자.

첫 번째, 사회 계층의 이동이 어려워진다. 나는 박사 학위가 두 개인데 우리 부모는 의무 교육만 받았고 수돗물도 안 나오는 곳이었다. 과거에는 “개천에서 용난다”, “아메리칸 드림”이 가능했다. ‘자식은 부모보다 더 잘 살 것이고 손자들은 자식보다 더 잘 살 것이다’는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불평등이 심화되면 이는 사라진다. 의사의 아들은 의사가 되고 청소부의 아들은 청소부가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아이비리그의 1/3은 부모 중에 한 사람이 아이비리그 출산이다. 계층이 고착화되고 세습 강화되는 것이다.

두 번째, 소비 축소로 인한 경제가 침체된다. 월 1만 유로를 버는 사람과 월 1천 유로를 버는 사람의 예를 들자. 미국에서는 1만 유로 버는 부자에게 감세를 해주고 있는데 이들은 감세를 해주어도 감세를 받은 돈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1천 유로를 버는 사람에게 감세를 해주면 그 돈을 사용한다. 그러므로 소득의 격차로 인해 소비가 감소하여 경기 침체 등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세 번째, 중산층이 점점 줄어들고 하위층이 늘어난다. 이는 결국 정치적 문제가 된다. 정치인은 표를 얻기 위해 은행 이자 낮추고 서민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쓰게 했다. 빚을 내서 모기지론을 활성화시키고 부동산 열풍을 불게 했다. 부시는 빚을 내서라도 1인 1가구를 하는 정책을 권장했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처럼. 그러나 실제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고 거품이 꺼지고 빚을 내서 집을 산 사람들은 집을 은행에 빼앗기고 쫓겨났다. 중산층에서 하위층이 된 것이다. 이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과열 거품과 비슷한 것이다.

결론을 요약 하자면 불평등은 사회 계층 이동의 약화, 소비 위축으로 인한 경기 침체, 중산층의 몰락을 가져 온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 통합, 화합의 담론이 필요하다. 사회 통합은 사회학 용어지만 경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협동조합이 사회 화합을 위해 어떻게 움직이는지 다음 글에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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