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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은 한국 음식, 사무사는 남아공 음식

기사승인 2019.10.10  12: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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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음식 기행 ⑧] 아프리카 대륙에 정착한 아시아 음식

짜장면이 한국 음식이라고? 그렇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아는 사실이지만, 한국의 달달한 짜장면은 중국 본토에서는 찾을 수 없는 음식이다. 1900년대 초기에 한국에 정착한 화교들이 만들던 ‘자장몐’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어 자리잡은 것이 오늘날의 짜장면이다.

음식은 사회의 역사, 환경, 문화, 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지구촌 구석구석, 심지어 오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코카콜라는 대륙 또는 국가별로 약간씩 맛을 달리하고 있으며, 글로벌 프랜차이즈 맥도날드도 각 국가의 음식문화에 맞추어 메뉴를 변형한다. 음식의 전래와 확산 과정에서 음식은 자연스레 그 사회를 담고, 닮아간다.
 

소시지가 들어간 독일 맥도날드의 맥뉴른버거 ⓒmcdonaldsblog


아프리카에서 접할 수 있는 음식 중에도 ‘현지화’된 외래 음식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서 만날 수 있는 간식 ‘사모사’이다.

케냐서 처음 사모사를 접했을 때는 인도 음식이 전해진 것으로 생각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는 인도, 네팔 등지에서 사모사를 처음 접했기 때문이다. 반가운 마음에 몇 개 사들고는 한 입 먹자마자 깜짝 놀랐다. 안에 들어있는 속재료가 소고기였던 것이다. 인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사모사가 아닌가.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시 하여 먹지 않는다.) 이후에 아프리카의 다른 나라에서도 사모사를 접했는데, 소고기 뿐 아니라 콩, 옥수수, 감자 등 다양한 재료를 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모사의 기원은 중동 지역이다.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후 인도 및 파키스탄 지역에서 널리 먹는 음식이 되었으며 아프리카 뿐 아니라 남아시아까지 전해졌다. 지역에 따라 사모사, 사무사, 삼부사 삼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이름은 다양하지만 ‘밀가루 반죽 안에 속재료를 넣어 삼각형 모양으로 만든 튀김’이라는 점은 공통적이다.
 

각각 소고기, 감자, 버섯이 속재료로 사용된 사모사 콤보. ⓒ키자미테이블


아프리카에서는 주로 동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사모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동아프리카의 경우 유래를 정확히 추적하긴 어렵지만, 중동 및 인도 문화의 전래 과정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남아프리카의 경우는 좀더 명확한데, 19세기 중반 네덜란드에서 동인도 회사를 통해 말레이 계열 아시아인들을 노예로 데려와 남아공에 정착시키면서 이들의 문화가 전해졌다.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에는 여전히 말레이 사람들이 모여사는 보캅(Bo-Kaap)이라는 지역이 있다. 이들은 사모사를 비롯하여 다양한 커리, 쌀 요리 등을 남아공에 소개했으며, 독특하고 다양한 음식으로 그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은 남아공에서 현지음식을 꼽을 때 말레이 음식을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보편적이기도 하다.
 

. 강렬한 색감이 돋보이는 보캅 지역의 건물들. 보캅에 거주하는 말레이 사람들은 인종차별정책이 종료되자 그 기쁨을 이런 색채로 표현했다. ⓒwww.bokaap.co.za

 

남아공의 치즈스위트콘 사모사 ⓒwww.eatmeerecipes.co.za

남아공의 사모사(남아공에서는 ‘사무사’로 부른다)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그 다양성이 두드러진다. 다른 나라에서 식사 대용이나 에피타이저로 사모사를 먹는 반면, 남아공에서는 재료의 변주를 통해 디저트의 영역까지 아우른다. 속재료도 소고기, 양고기 등 고기류와 감자, 콩 등 채소류, 치즈나 호박 등 디저트에 걸맞는 재료 혼합까지,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사용한다.

한국 사람들은 아프리카에 흑인들만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문화도 단일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종 구성도 다양하고 지역과 국가별로 독특한 그들만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앞서 소개한 사모사 역시, 아프리카 대륙의 대부분 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지역별로 그 유래는 전혀 다르다.

어디에서 어떻게 유래되었든, 현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음식이고 일상에서 흔하게 소비한다는 점에서 사모사는 이미 부인할 수 없는 아프리카의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제국주의에서 근현대까지, 남아공의 말레이인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는 ‘사무사’는 남아공 음식이다. 기억했으면 한다. 짜장면은 한국 음식, 사무사는 남아공 음식.


엄소희
케냐와 카메룬에서 각각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아프리카에 각별한 애정을 갖게 됐다. 좋아하는 것(먹는 것과 관련된 일)과 하고 싶은 것(보람 있는 일), 잘하는 것(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의 접점을 찾다가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아프리카 음식점을 열었다. 르완다 청년들과 일하며 '아프리카 청춘'을 누리는 중이다.

 

엄소희 (키자미테이블 공동대표) webmaster@lifein.news

<저작권자 © 라이프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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