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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로마냐 지역의 협동조합이 발달한 이유는?

기사승인 2019.10.21  17: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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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로냐에서 배우다 ⑤] 자마니 교수 부부 강의 - 베라 자마니 교수

경남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해외연수가 이번이 처음이니 다른 자치단체에 비해 많이 늦은 편이다. 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사회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를 볼 수 있는 볼로냐 지역을 선정했는데, 일정은 참석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두 번의 강의와 다섯 곳의 현장방문을 진행했다. 주요 연수 내용을 정원각 경남사회연대경제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가 라이프인에 소개한다.

 

볼로냐 시가 주도인 에밀리아로마냐(Emilia Romagna) 주(州)는 이탈리아에서 협동조합이 가장 발달한 지역이다. 

볼로냐대학 경제학과 베라 자마니 교수(사진)로부터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에서 협동조합이 발달한 이유와 이탈리아의 법과 제도에 대해 알아봤다. 참고로 이탈리아 행정 체계는 주(레죠날레), 현(프라빈스), 시(로컬) 등 3단계다.(한국은 광역 시도, 기초 시군구 2단계)

베라(스테파노 자마니 교수와 구분하기 위해 베라 자마니 교수는 베라로 표기함) 교수는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의 협동조합 발달 원인은 두 가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하나는 네트워크 구조이고 다른 하나는 법과 제도다.

이 지역에는 약 6만 개의 협동조합 등의 조직이 있는데 이 가운데 4만 개가 네트워크, 관계망 등에 참여하고 있다.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의 네트워크는 매우 다양하고 촘촘하여 종목별, 지역별, 단계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 엄브렐러(umbrella, 우산)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세 가지로 구분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생산자들이 하나의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치즈로 유명한 파르마에서 치즈 생산자들이 뭉쳐 협동조합을 만드는 일이다. 치즈를 생산하는 농가 하나하나는 작으나 이 생산자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은 규모가 있다. 건축업도 마찬가지다. 큰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규모 있는 협동조합이 필요하다. 벽돌쌓기, 도색, 미장, 인테리어 등 개개인의 조직은 작지만 이 작은 조직들이 하나의 협동조합을 이루면 큰일을 할 수 있다. 때로는 작은 협동조합이 서로 통합, 합병을 하거나 컨소시엄을 통해 큰 규모의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둘째, 협동조합 그룹을 구성하는 것이다. 협동조합 그룹을 만들 때에는 협동조합만으로 구성하지 않는다. 협동조합이 주식회사를 사거나 자회사로 만드는 방법도 가능하다. 이런 방법으로 스케일 업(scale-up)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협동조합의 약점인 자금 조달을 해결하거나 협동조합이 취약한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협동조합은 보험에 진출하기 어렵다. 1963년에 설립된 우니폴은 상장 보험회사인데 협동조합이 지배하는 회사다. 우니폴은 에밀리아로마냐의 다양한 협동조합, 사회적경제기업에 투자하는 역할은 한다. 또 있다. 유제품 회사인 그라나롤로는 그란라떼라는 협동조합이 지배하는 비상장 회사다. 이와 같이 협동조합이 그룹을 이루어 규모화를 이루고 그 힘으로 시장에서 자본기업과 경쟁하여 살아남는다.

셋째, 협동조합 연합회, 중앙회 등을 만든다. 이 연합 조직은 작은 협동조합을 위한 금융 지원, 회계, 경영컨설팅, 노조와의 관계 해결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심지어 연금 관련한 일도 한다. 연합회는 업종별로는 사업을 주로 하고 지역별로는 수요에 대한 파악을 중심적으로 담당한다. 아울러 연합회는 중앙 정부에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협상을 하며 단위 협동조합이 어렵다고 하면 경영위기 대응 컨설팅을 한다.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단위 협동조합이 연합회에 가입을 하면 연합회에 회비를 내고 감사를 받는다. 연합회에 가입을 하지 않는 협동조합은 정부가 감사를 한다.

▲ 베라 자마니 볼로냐 대학 경제학과 교수(사진 오른쪽).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도 교수를 역임했으며, 에밀리아로마냐주 부지사도 지냄.

이제 이탈리아의 법과 제도를 살펴보자. 이탈리아는 헌법 45조에서 협동조합을 권장하며 협동조합들은 상호부조를 해야 한다. 그리고 협동조합 관계법에 의해서 개별 협동조합에 대한 감사를 연합회가 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개별 협동조합은 연합회에 가입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럴 경우 정부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탈리아에는 어떤 법들이 있고 그 법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자.

1971년 법률 127을 개정하여 협동조합이 조합원들에게 돈을 빌리는 것을 허용한다. 하지만 이 돈은 다른 곳에 투자하지는 못하고 자기 협동조합에만 투자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아이쿱생협이 이런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법률 미비로 일부 언론으로부터 조합원에게 돈을 빌리는 것에 대한 지적을 받고 있다.

1977년 법률 904, 판돌피법(Pandolfi Law)은 비분할자본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지 않고 사업을 청산할 경우 상위 협동조합 또는 사회에 귀속하는 법이다. 비분할자본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으면 협동조합은 단기 계획에 따른 투자보다 중장기 계획에 따른 투자를 할 수 있다. 참고로 비분할자본은 사업의 성과가 조합원이 아닌 비조합원의 이용이나 외적 요건으로 발생한 수익에 대해 총회가 비분할자본으로 구분할 때 발생하며 비분할자본은 조합원에게 배당할 수 없다. 물론 조합원이 이용하여 발생한 수익은 조합원에게 돌려주는 형태의 배당, 포인트 또는 상품 가격 할인 등으로 환원할 수 있다. 

1983년에 제정한 비센티니법(Visentini law)은 협동조합이 주식회사나 유한회사를 설립하거나 지분을 인수 보유하는 것을 인정하였다. 1985년에 마르코라법(Marcora Law)은 노동자 3명 이상이 모여 사업을 시작할 때에 노동자들이 모은 전체 자본금의 3배를 정부가 지원하는 법이다. 하지만 이법은 이후 2000년에 개정되어 정부가 지원하는 자금 규모를 노동자들이 모은 자금과 같은 비율로 그리고 단순 지원이 아니라 융자로 하여 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1991년 사회적협동조합 관련 법을 제정하여 사회복지 유형(A형)과 노동통합형 유형(B)으로 구분하고, 사회적협동조합의 자원봉사는 전체 조합원의 50%를 넘지 않도록 했다. 1992년에는 협동조합에 펀드를 할 수 있게 하여 조합원 가운데 투자만 하는 조합원이 가능하게 하였다. 아울러 연합회의 회원 협동조합은 수익의 3%를 공제기금으로 적립하도록 하여 어려움을 겪을 때 상호부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같이 이탈리아에서는 다양한 법과 제도가 협동조합, 사회적경제를 지원하고 있고 아울러 자율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 사업의 시너지를 이루고 있다.

정원각 상임이사(경남사회연대경제사회적협동조합) jwonga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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