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는 것이 혁신이다, 한기협 공제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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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는 것이 혁신이다, 한기협 공제사업단
중간지원조직 들여다보기 (6)
  • 2019.11.11 22:50
  • by 김정란 기자
돈을 벌면서 사회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면 누군들 그 일을 거부할까? 실제로 그 일을 해보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막상 '사업'에 도전하려니 '맨땅에 헤딩'이다. 사회적으로 유익하면서도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은 있지만 사업 경험과 자본이 부족한 사람들, 이들을 도와주는 것이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이다.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을 통한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을 운영 중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을 필두로 최근에는 이를 전문으로 하는 컨설팅 업체가 생겨나는 등 이들이 실제 사회적기업가가 되도록 도와주는 여러 중간지원조직들이 있다. 라이프인이 이들을 직접 만나 각 기관의 노하우와 최근 사회적기업 창업 지원 상황, 앞으로의 과제 등을 직접 들어본다.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공제사업단(이하 공제사업단)은 올해 관광 특화 10팀과 일반, 즉 권역 20팀의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을 돕고 있다. 관광 특화는 올해 첫 시도로, 사회적기업인 트래블러스맵과 컨소시엄 형태로 육성사업에 함께 참여해 이 분야에서 사회적기업의 확대를 돕고 있다. 사회적기업과 관광을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인터뷰에는 공제사업단 김선영 기획총괄팀장과 트래블러스맵의 임영준 공동대표가 참여했다.

임 대표의 트래블러스맵은 2009년 설립된 공정여행사다. 임 대표는 공제사업단과 관광특화 육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두레' 등 지역활성화 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 창업 트랙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수요가 꾸준히 있어 공제사업단에 제안해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역활성화를 위해 정부부처나 민간에서 진행 중인 사업들은 대부분 특산물과 관련돼 있거나 잊혀진 지역 명소를 소개하고, 새단장하는 일 등 여행, 관광 혹은 도시재생과도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 이번 특화사업은 '여행'보다 더 큰 개념인 '관광' 특화로 진행하고 있다. 공제사업단 육성사업팀의 관광특화 팀들 중 '마포산책마을여행협동조합', '무빙트립', '바람난강진', '백두대간오름', '봉여사단', '씨실과날실', '비어드벤처' 등은 '가을여가생활'이라는 기획으로 지난 달 관광상품을 내놓고 판매에 들어가기도 했다.

사회적기업의 관광상품은 대체로 홈쇼핑이나 대형 여행사 등에서 흔히 접하는 상품보다 다소 비싸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공정여행'을 비롯한 사회적기업의 관광 사업이 가격이 아니라면 어떤 부분에서 차별성을 두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공제사업단 역시 그 부분을 숙제로 바라보고 있었고, 그 답은 '네트워크'에서 찾으려고 했다. 임 대표는 "시장의 저가 상품과 경쟁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공정여행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다"고 희망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사회적경제 울타리 안에서 공정여행과 지역활성화 등에 대한 요구가 얽힐 수 있다면 우리나라 여행 판도의 변화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올해 1기 10팀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고, 이렇게 나오는 팀들이 다 연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4, 5년 정도 되면 몇 십개, 몇 백개 될 것이고, 그럼 여행업계 자체에 큰 변화도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이라는 이름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한 관광기업들이 서로 협업을 할 수 있는 형태가 되어야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다만 중장기적으로,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 진행돼야한다고 생각한다. 관광두레나 지역이 만드는 진짜여행 등이 아직 사업가의 마인드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 여행하는 사람 입장에서 서비스 쪽으로 부족한 부분이 느껴질 때가 있어서 그런 부분을 더 잘 보완할 수 있도록 도와 육성팀들이 살아남게 하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공제사업단-트러블러스맵의 육성사업 워크샵에 참가한 참가자들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공제사업단
▲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공제사업단-트러블러스맵의 육성사업 워크샵에 참가한 참가자들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공제사업단

육성사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역시 기간이다. "1년 단위의 육성사업은 이제 막 틀을 잡아가는 시기에 지원이 끝나는 부분이 있다. 그러다보니 창업 팀들이 사업 자체에 힘을 쏟아야 하는 시기에 다른 지원들을 얻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해야 한다. 아무래도 힘이 분산되는 면이 있다"는 것이 다른 중간지원조직들처럼 공제사업단이 갖고 있는 아쉬움이다.

김 팀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육성사업 지원 팀 수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초창기 1단계(아직 창업안된 상태)에서 양적 향상으로서의 의미도 있다. 그런데 다음 단계인 이제 막 법인 설립한 기업, 사업 개발, 인건비 외의 지원들은 홈페이지나 브로셔 제작 등 일회성인 경우가 많다. 성장 단계까지 창업육성트랙이 갖춰져야 한다고 본다. 지금 진흥원 성장지원센터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예산 확대와 2, 3년차에 적합한 멘토링 등 1년차 이후 단계에 적합한 멘토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회적경제 육성을 위한 방안을 내놓는 정부부처의 숫자도 점점 많아지고, 구체적인 방안도 다양해지고 있다. 창업하는 입장에서는 지원 확대가 반가우면서도 이 사업들을 각자 어떻게 해석하고 접근해야하는지 고민이 더 커지는 부분도 있다. 공제사업단 측은 "각자 다 따로 노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이런 사업들을 엮어내는 것도 어떻게 보면 혁신이다. 이런 정책들을 엮어나가는 시도를 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그 시도 중 하나가 관광특화 육성"이라고 전했다.

육성사업과 사회적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주력 사업으로 해왔던 공제사업단은 최근 새로운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공제사업단이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로부터 독립해 재단법인으로 모습을 바꾸는 것. 새 이름은 재단법인 '밴드'다. 김 팀장은 "결속력과 연대의 의미, 음악적인 의미에서 밴드가 가진 흥겹고 즐거운 의미를 담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밴드'는 그 이름처럼 앞으로도 사회적기업들이 더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네트워크로 엮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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