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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의 5년을 돌아보며

기사승인 2019.11.15  23: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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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성과와 과제 토론회, 14일 개최…사업 개선방향 논의

▲ 강세진 새로운사회를여는 연구원 이사가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의 의의'를 주제로 발제 중이다. ⓒ라이프인

서울시의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에 의하면 사회주택의 정의나 지원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해당 조례에 사회주택은 "사회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주거관련 사회적 경제 주체에 의해 공급되는 임대주택 등을 말한다."라고 정의되어 있다(서울시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제2조 제1항). 전월세난이 지속되며 민간 임대주택 확대가 필요해진 상황에서 주거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 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대안이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특별시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지난 2015년 제정하고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사업을 시작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자면 사업자는 보증금 및 임대료를 시세의 80% 이하로 제공해야 하며, 임대료 상승폭도 2년에 최대 5%로 제한하고 있다. 토지 임대 기간은 최대 40년이며, 입주자들은 최장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시는 사회주택을 공급하려는 사업자(사회적경제 주체)에게 총사업비의 90%까지 3% 이하의 이율로 대출해주는 등 재정상 혜택을 준다.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사업의 목표는 시민들의 주거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궁극적으로 주거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현장에서도 뜻한 대로 잘 운영되고 있을까? 해당 사업이 갖는 성과와 개선점을 살펴보는 '서울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운영 성과와 과제 토론회'가 14일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박배균 서울대 지리교육과 교수 겸 아시아 도시사회센터장이 좌장을 맡고, 강세진 새로운사회를여는 연구원 이사, 이성영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 연구위원이 각각 발제를, 조성찬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 원장, 최경호 사회주택협회 정책위원장, 백두진 서울주택도시공사 사회주택금융기획부 개발금융팀장, 방승화 에스에이치세무회계 대표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 이성영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 연구위원의 발제가 진행 중인 서울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성과와 과제 토론회. ⓒ라이프인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의 의의'라는 주제로 진행된 강세진 이사의 발제는 현재 서울의 부동산 시장 현황을 분석하고,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밝히는 데 주력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처럼 주택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논의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는 주택 시장 구조를 지적했다.

대체 주택 가격은 왜 계속 오를까? 일반적으로 주택 가격은 주택 원가(토지 원가+건축 원가)와 시세차익으로 구성된다. 이중 토지는 기본적으로 영구불변하여 가격이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건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낡아 가격이 하락하는 재화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이 거래되기 위해서는 매입자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건물 가격이 떨어지는 만큼 토지 가격이 올라줘야 한다. 매매가 3억7천만 원의 주택을 예로 들어 계산했을 때 토지 가격이 연평균 3% 상승해야 건물 가치 하락을 상쇄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다주택자의 경우 세입자에게서 받는 임대수익까지 발생한다. 실거주만 고려한다고 해도 지불해야 하는 임대료의 총합을 고려하면 구매하는 쪽이 이득이다. 실제로 연립다세대 주택(서울시 사회주택의 대표적 형태)의 2014~2018년 거래가를 분석해보면 4년 간 주택 매매가는 약 2배가량 증가하고 전세가는 제곱미터(㎡) 당 약 124만 원 증가했다. 만약 목돈 마련이 가능하다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금전적으로 훨씬 이득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토지 사유에 의한 시세차익이다. 이와 관련해 강 이사는 "현재 주택시장은 저소득계층이 여유 있는 계층의 불로소득을 대주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은 이와 같이 토지 불로소득이 많아지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공공에서 토지를 임대해줌으로써 사업자의 토지 확보 비용을 줄여주는 동시에(궁극적으로 주거비 절감 효과) 불로소득 원천을 차단한 것이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성영 연구위원도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중 하나인 함께주택협동조합3호를 실례로 들면서, 해당 사업이 토지 임대 방식으로 부동산 투기를 원천 차단하고 주거비를 절감해준다는 논지를 이어갔다. 토지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해당 이득이 일부에게만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 예를 살펴보자면,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시 토지자산은 4배가량 상승했으나 2017년 기준 서울에서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시민은 49.2%(통계청 발표)에 그쳤다. 특히 토지자산이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떠올려볼 때, 토지 불로소득은 소수에게 돌아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주거취약계층에게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제공하고 주거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취지를 보자면, 사회주택 사업은 우리 사회에서 당연히 더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사업'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기에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입 창출 등 현실적인 과제들이 따랐다. 이 연구위원은 서울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의 여러 의제를 공공과 사업자, 입주자 입장으로 나누어 살피며 ▲투기적 가수요를 없애기 위해 토지보유세 강화 ▲도심 속 노후 관광서 및 종교시설을 대체토지로 활용 ▲재건축 및 재개발 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공급 ▲신규 택지 공급 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공급 ▲사업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임대기간 연장 및 계약갱신권 허용 ▲최대 10년 거주제한 폐지 등을 선결과제와 보완점으로 꼽았다.

▲ 서울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서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라이프인

발제 후에는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공공과 민간의 다양한 분야에서 모인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했으나,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된 부분은 사업을 뒷받침할 법제 마련과 사업자가 손실을 떠안게 되는 구조 개선, 이 두 가지였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소속 백두진 팀장은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실제 현장에서 느낀 아쉬움을 언급하며, 법제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 팀장은 "어떤 방식으로 토지를 제공하느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어떤 방식이든 관리비가 발생하고 사업을 통해 추구하는 이익이 있다. 결국 핵심은 토지를 낮은 임대료로 공급하게 하는 제도 마련의 문제다. 소유권과 사용권을 분리하고, 토지 사용권을 반영구적으로 부여하고, 과정에 민간을 참여시켜 민관이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제도가 필요하다. 이런 요소들을 담은 법이 있다면 누가 운영하든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강세진 이사 역시 발제를 통해 ▲임대료를 낮추기 위한 토지사용료 조정 ▲토지임대기간 연장 ▲저소득층의 입주가 가능하도록 입주자 주거보조금 지급 등의 정책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운영수입 확보가 어려운 사업자들의 부담을 줄여야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사업이 지속가능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업자들이 겪는 운영상의 어려움을 직접 보고 들어온 방승화 대표가 힘을 주어 이야기했다. 방 대표는 "사회주택 사업을 시행한 기간이 오래 되진 않았지만 많은 사업자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 운영성과가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이건 공공에서 지원을 더 해주어야 하는 문제인가, 사업자의 운영이 미숙한 탓인가. 책임소재에 대해서 많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제기 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사회주택은 초기 임대료가 시세보다 낮고 임대료 상승폭도 제한이 있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 운영수입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임대료 안에서 입주자에게 반환해야 하는 보증금 등도 마련해야 하니, 공공의 지원이 절실할 수 밖에 없다. 방 대표는 이 점을 지적하며 사회주택 사업이 규모의 경제가 되기 위해서는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운영상의 어려움을 회피할 수 있는 지원책이 마련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회주택 사업자도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정책이 계획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거나 과도기에 있다고 해서 초기에 참여한 사업자들이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가격 폭등과 그로 인한 주거취약계층 발생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가장 대표적인 문제다.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사업은 토지의 공공성을 회복하며 해당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이날 토론회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이 본래 취지를 잘 구현할 수 있도록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다양한 논의들이 나왔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사업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정책이라는 전제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나온 의제들을 바탕으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사업이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발전하길 기대해본다. 

노윤정 기자 leti_dw@naver.com

<저작권자 © 라이프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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