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장바구니 물가, 생협에서 안정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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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장바구니 물가, 생협에서 안정 찾기
  • 2020.01.22 12:46
  • by 정화령 기자

정부가 작년 발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다. 물가는 크게 불안정하지 않았다는 분석이고 금리도 큰 폭의 변동은 없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에 맞춰 국민연금과 기초연금도 같은 비율로 상승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발표에 따르면 국민연금 20년 이상 가입한 수급자의 월평균 수령액은 2019년에 비해 3,695원이 올라 927,551원을 받으며, 노령연금은 지난해 525,018원에서 2,100원이 오른 527,118원을 이달부터 받는다. 이는 국민연금이 생긴 이래 가장 낮은 상승 폭이기도 하다.

소득수준도 크게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우리나라는 GDP 세계 10위 규모로(2018, 통계청 KOSIS 기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꾸준한 상승세를 기대하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소비자 물가지수가 꾸준히 1% 밑을 맴돌면 디플레이션이 발생해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지울 수 없다.

지난 6일에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서 발표한 '2018~2019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불평등 축소에 미친 영향'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하위 1, 2분위의 경우 시간당 임금 인상률은 올랐지만, 월 임금은 오히려 줄었다. 이는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을 의식해 고용주가 '노동시간 쪼개기'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근로자의 경우 주휴수당과 연차휴가, 퇴직금, 4대 보험 가입에 의무가 없어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고용을 포기하는 경우도 늘어나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서는 제조업과 도·소매업 자영업자의 폐업과 더불어 고용원 없이 홀로 사업체를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10분위별 시간 및 월간 임금 인상률 그래프. ⓒKLSI issue paper


하지만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더 큰 문제는 경기 침체보다 체감물가 상승에 있다. 통계청 물가인식 조사에 따르면 물기인식은 물가상승률보다 대부분 높게 느껴지며, 실제 물가상승률이 1%대에 머물러도 체감 물가상승률이 3%를 웃돌기도 한다. 경제활동과 생활양식이 다르고 사람마다 주로 구매하는 품목과 장소가 다르기에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나 공통으로 소비하는 식료품과 생필품 품목의 가격변동과 물가상승률의 차이가 심할수록 체감물가의 변동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한국은행 소비자 물가인식 동향조사 그래프. ⓒ통계청


식료품의 사례를 보면 작년 말과 올 초에 걸쳐 손쉽게 사 먹는 식음료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CJ제일제당은 'CJ햇반순두부찌개국밥', 'CJ햇반사골곰탕국밥' 등 햇반컵반 10종의 편의점 납품가를 11.4% 인상해 판매가격이 3,500원에서 3,900원으로 올랐다. 매일유업의 '허쉬초코렛드링크'는 1,000원에서 1,200원으로, 동원F&B의 양반죽 8종은 편의점 납품가를 7.1~11.4% 인상했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버거킹은 지난해 12월 '와퍼'를 포함한 총 27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2.5% 인상했고 롯데리아도 같은 시기에 '불고기버거' 등 26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2% 올렸다.

또한 한국 소비자단체협의회의 올해 설 물가를 조사에서는 시금치(11.6%), 식용유(7.5%), 고사리(7.2%), 두부(6.6%), 쇠고기(4.3%), 계란(2.7%) 등 품목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또한 장기간에 걸친 가격변동을 살펴보기 위해 작년 한 해 동안 대형마트에서 판매한 장바구니 주요 품목 중 소고기, 계란, 사과의 가격변동을 조사해보았다. 그 결과는 아래 그래프와 같이 나타났으며 특히 여름부터 겨울에 걸쳐 변동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 2019년 이마트 은평점 식품 가격변동 그래프. ⓒ라이프인
생협매장 "고물가에도 끄떡없어요"

반면 생협의 경우는 iCOOP자연드림 홈페이지의 상품공지란 가격변동 안내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한우가 8% 가격 하락, 유정란이 1.3~1.8% 상승으로 각각 한 차례씩 변동이 있었다. 사과는 4월에 2개들이 포장이 12% 인하, 6월에 1봉 포장이 11% 가격 인하를 해 대형마트보다 변동 횟수가 매우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안전한 물품을 안정적으로 구매하기 위해 생겨난 생협의 탄생 배경에 맞게 판매 상품의 가격 안정은 당연한 목표일 것이다. 거기에 외부 물가 변동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금을 조성하고 클러스터단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한살림 역시 생산자와 조합원이 공급액의 각각 0.1%씩 적립해 생산안정기금과 가격안정기금을 조성해 판매가 안정에 힘쓰고 있다. 자연재해로 수확량이 적은 경우 산지를 지원하는 생산안정기금은 작년에 7억5천여만 원을 조성해 누적액 포함 8억여 원을 집행하였으며, 가격안정기금은 누적액이 많아 2019년에는 별도로 조성하지 않았으나 시중 농산물과 가격 차이가 커 소비가 원활하지 않았을 때 판매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3억7천여만 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요동치는 물가는 가정의 주머니 사정을 불안하게 한다. 게다가 물가상승률은 낮지만, 실제 식료품의 가격변동이 심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그 불안함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체감상 임금과 소득이 줄어드는 시기에 물가를 안정시키는데도 협동의 원리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살림살이가 팍팍하다 느낄수록 소비자는 가격변화에 민감해지고 지갑을 닫는다. 생협이 앞으로도 안전한 먹거리와 환경뿐 아니라 가격을 조정하는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꾸준히 고민한다면 장바구니 소비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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