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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전문가 좌담회…'도시재생 성공하려면…'

기사승인 2020.01.17  23: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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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빨리 NO, 주민들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와 높은 역량이 성공의 열쇠"

▲ 사회적경제 주요현안과 이슈를 점검하고 논의를 통해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사)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정책위원회에서 기획한 [전문가 좌담회 시리즈] 두번째 좌담회, '사회적경제 연계 도시재생 전문가 좌담회'가 14일 행복나래 수펙스 홀에서 개최됐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총 284곳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선정했으며, 지난해 말까지 95개 사업을 착공했다. 도시재생 사업이 시행착오를 겪은 건 당연지사. 국토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물리적 환경 개선에만 주력한 기존 도시정비 사업과는 다르다고 강조했지만, 도시재생 전문가들은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형 도시재생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도시재생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중요한 열쇠는 무엇일까. 정부 주도의 획기적인 정책? 혹은 막대한 지원? 물론 이들도 중요한 요소이겠지만 해당 도시에 터를 잡아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나서지 않는다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것이다. 도시재생은 건물 신축·정비와 같은 물리적 환경 개선에만 그쳐선 안 된다. 물리적 환경 개선만 아니라 커뮤니티 재생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사업 중간에 주민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주민 스스로에 의해 사업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사업 기간이 끝난 뒤에도 주민들 힘으로 도시의 활력이 유지됩니다"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이하 한기협)는 1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행복나래 수펙스 홀(SUPEX Hall)에서 도시재생 관련 이슈와 현안을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현장 당사자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사회적경제 연계 도시재생 전문가 좌담회'를 마련했다.

한기협 정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번 좌담회는 김혜원 정책위원장(한국교원대학교 교수)을 좌장으로, 윤전우 서울도시재생센터 거버넌스추진단장, 임경수 협동조합 이장 대표, 안정희 (사)도시재생활동가네트워크 이사장, 변형석 한기협 상임대표, 김정열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 경창수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회장, 권욱혁 ㈜컴윈 전무이사 등 도시재생 전문가와 사회적경제 관계자들이 발제자와 패널로 참석, 사회적경제와 연계한 도시재생 관련 이슈와 현안을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한기협 측은 "문재인 정부가 '사회적경제와 연계한 도시재생을 통해 낡고 쇠퇴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 도시재생 사업은 단순히 주민 공동체를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거나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하는 데 머물러 있어 정책 방향의 재검토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좌담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현재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과거와 비슷하게 성과 중심의 '빨리빨리'를 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도시재생은 긴 호흡과 인내를 통해 주민들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와 역량을 높여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사회적경제와 연계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수립 과정부터 당사자와의 긴밀한 소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과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업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기존 사회적경제와 연계하는 정책이나 방안이 미비한 상황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좌담회에 참여한 세 명의 발표자뿐만 아니라 그 자리의 모든 사람이 도시재생 사업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

▲ 윤진우 서울도시재생센터 거버넌스추진단장.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윤전우 서울도시재생센터 거버넌스추진단장은 "도시재생이 법·제도로 되어있는 내용과 실제로 현장에서 진행되는 것은 괴리가 있을 테고 그 (괴리) 과정에 우리가 무엇을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해 가야 할지, 원론적으로 왜 도시재생을 시작했으며,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라는 말로 발제를 진행했다. 윤 단장은 "현재 정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이 과거 정부가 추진했던 하드웨어 중심의 도시재생과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인 모습을 보면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결국 제도의 변화만으로는 혁신이 안 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정부와 지자체가 주민들의 참여와 자생성을 요구하는데, 현재와 같이 행정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주민의 참여는 어렵고 악순환만 반복된다. 모든 사업이 예산을 모두 사용한 후 주민들에게 참여를 권하는데, 이럴 경우 자생성은 확보되지 않는다. 돈을 사용하는 과정부터 주민들의 참여와 자생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거 KTX를 도입하면서 기술이전이 핵심 계약조건이었던 것처럼 도시재생도 지역주민에게 이전될 수 있도록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2020년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은 주민과 사회적경제의 연결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사업을 추진하려 하며, 행정이 요구하는 전례가 없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 도시재생 콘텐츠 학교'를 통해 시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임경수 협동조합 이장 대표.

임경수 협동조합 이장 대표는 "도시재생과 사회적경제 모두 시장에서 밀려난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정책인데도 불구하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정책을 보면 이 둘을 서로 싸우라고 하는 느낌이다. 도시재생과 사회적경제가 각각 분절된 정책으로 약자들 간에 다툼을 만드는 것 같다. 도시재생사업의 목표를 물리적․사회적․경제적 재생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너무 많은 목표와 목표의 선후가 없이 제시되고, 경제모델로만 접근하고 있다. 또한 주민주도는 주민들의 활동이 축적되어 임계점에 달하지 않으면 어려운데 정부는 너무 빨리빨리만 강조한다. 도시재생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 주민들 사이의 관계망을 만들고 지속가능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부여해야 하고, 그래야만 사회적경제와 연계할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사회적경제를 도시재생의 만능키처럼 말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도시재생은 공공의 영역이 더욱 중요하며, 공공의 역할을 사회적경제에 떠넘길 경우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서비스 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해결방법은 사회적관계에 있고, 이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안정희 (사)도시재생활동가네트워크 이사장.

안정희 (사)도시재생활동가네트워크 이사장은 "도시재생은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 유럽의 지역공동체가 지방정부를 운영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모습을 보고 2005년 정책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정책이다. 그래서 현재 정부도 지역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정책이 나온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시재생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 참여해서 주민 중심의 지역공동체가 만들어진 이후에 사회적경제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설계하자고 했지만, 사회적경제와 무관한 단체가 들어오는 등 문제가 있었고, 정책 수립과정에 당사자 또는 당사자 전문가가 참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후 정부에 사회적경제와 함께 정책을 만들자고 건의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실상 도시재생과 관련해 정부와 사회적경제 간의 연결고리가 끊긴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적경제 당사자 조직이 공식적으로 정부에 정책참여 및 공개적인 토론을 요청해야 한다. 사회적경제 당사자가 정부 정책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이끄는 사회적경제가 되어야 하고, 지금보다 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참가한 패널들 역시 발표자들과 같이 현재 추진 중인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성과중심의 속도 위주로 추진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해외처럼 20년, 30년 이상 장기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속도 중심으로 사업을 하다 보니 지역주민보다는 업자들이 하게 되고, 수혜 또한 이들이 받는 구조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했다.

이런 문제의식에 대한 해결방식에 대해서는 발표자들 간에 이견이 있었다. 임경수 대표는 대규모로 추진 중인 공모위주의 도시재생사업을 중단하고, 소규모의 사업들을 지역주민, 사회적경제가 주도해서 할 것을 주장했다. 반면 윤전우 단장과 안정희 이사장은 도시재생은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 만큼 사업을 지속해야 하고, 현재의 사업이 마중물이 되어 도시재생이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매년 100개씩 공모방식으로 선정하는 도시재생사업에 대해서는 중단 또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4시간 동안 진행된 좌담회 말미에 참석자들은 현재 당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정책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안정희 이사장은 "현재 진행 중인 공모방식의 도시재생사업을 중단하고, 10억에서 20억 내외로 국가가 예산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주민공동체 활성화 및 교육, 공간지원 등을 통해 2~3년간 자체적인 도시재생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사회적경제 영역이 도시재생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윤전우 추진단장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1,000억을 투입해 10년 동안 전국에 노후화된 주택에 대한 보수 사업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대규모 건설기업 위주가 아닌 지역이 직접 하는 사업으로 설계해 사회적경제 영역이 결합해 함께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윤 추진단장은 "정책으로도 주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긴 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정책이 아닌 사업으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며 "노후 주거 지역에 대한 집수리 사업 등을 통해 '내가 나를 돌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경수 대표는 "사회적경제가 대규모 도시재생을 할 수 있는 역량이 현재는 부족하다. 전국에서 2~3개 시범지역을 선정하고 사회적경제 당사자와 중앙부처, 기관이 공동으로 장기적인 사업을 시행해 보자고 제안했다. 임 대표는 사회적경제주체들이 연대해 지역발전을 위한 도시재생을 포함한 통합적인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자고 덧붙였다.

변형석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상임대표는 지역경제 활성화,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사회적경제가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 차원에서 사회적경제특구와 같은 방식으로 전국에서 10개 지역 정도 시범지역을 선정해 사업을 추진해보자고 제안했다.

한편 한기협에서는 좌담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검토해 정책 개선 과제를 도출하고, 이를 정부와 국회에 전달해 현장에서 필요한 정책이 잘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또한 도시재생 좌담회에 이어 추후 공공구매 수진기업 편중과 관련된 좌담회를 연속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좌담회 기록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게시할 예정이다.

이진백 기자 jblee200@naver.com

<저작권자 © 라이프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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