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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잡힌 삶이 건강의 정석

기사승인 2019.04.17  16: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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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독소 다이어트' 저자 상형철 더필잎병원 병원장

#1. 우리는 매사 감사하고 즐거워하라고 배웠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매사 감사하고 즐겁다고 '생각'하도록 교육받았다. 그렇게 받아들이도록 길들여진 것이다.

그러나 슬픔이나 분노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우리 몸은 그런 감정을 다루고 극복할 능력을 갖고 있다.

#2. 의사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사는 삶이 가능할까.

인간은 본래 즐겁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게 타고 났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법도 알고 있었다. 다만 스트레스를 풀고 신체를 이완하는 법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잊고 있을 뿐이다.

무엇보다 진정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창의적인 일을 하고, 또 그 일에 몰입할 때 자연스럽게 건강해지도록 인간의 몸은 설계되어 있다.

#3.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게 현대인들의 식생활은 풍요롭다. 영양부족으로 생겼던 수많은 질병들에서 해방됐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아프다.

건강해지려면 우리 몸, 구체적으로 우리 몸의 최소 단위인 세포가 필요로 하는 음식을 세포가 원하는 방식으로 먹어야 한다. 단순히 좋은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건강해지지 않는다.

상형철 한의사

약골로 태어난 의사가 있었다. 어려서부터 소화기 계통이 좋지 않아 라면만 먹어도 배탈이 났다. 한의대를 졸업해 환자들을 치료하기 시작했지만 불면증과 당뇨 만성피로에 시달렸다. 어떻게 병을 치료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의사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시작한다. 왜 병이 걸릴까. 어떻게 하면 아프지 않고 살 수 있을까.

마흔 넘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동서양의 의학책은 물론 심리학 영양학 등 다양한 분과의 책과 논문들을 찾아 읽고 독일, 미국, 일본 등 해외 유명 건강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동안 의사로 환자들을 치료한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지식들을 배우고 체험하고 다시 임상을 통해 가다듬는 과정 끝에 얻은 깨달음을 담아 지난 2016년 '병원없는 세상, 음식 치료로 만든다'는 책을 출간했다. 그리고 이번 달 그 후속편인 '독소 다이어트'가 나왔다.  

이번 책을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었을까. '독소 다이어트'의 저자이자 더필잎병원의 원장인 상형철 한의사를 만나보았다.

-자연의학치료를 시작한지 꽤 되셨다. 점점 대중화되어가는 추세인가.

아니다 ㅎㅎ. 자연의학치료가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다. 초반의 생소함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 자연의학치료가 서양에서는 신비했다. 새로운 것이라 관심이 많다. 하지만 동양에서는 익숙한 개념이다 보니 '안다'라고 생각해서 굳이 프로그램을 수강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화를 해보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아는 것이 아닌데, 일본도 마찬가지더라. 심리적인 장벽이 높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연식·명상·이완'과 어떤 차이가 있나.

명상의 원류는 인도다. 한국은 인도 명상을 그대로 들여왔다. 하지만 미국은 의사들이 명상을 수입하면서 의료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켰다. 병원에서 의사들이 명상을 연구하고 임상에 적용하면서 명상이 인체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가를 데이터화했다. 자연치료에 적용하는 명상은 미국 명상이다.
 
인도 명상처럼 6개월, 1년 이렇게 장기로 마음을 성찰하며 수련하는 것이 아닌 의료 개념이다. 인간에게 있는 자연치유력을 활용해서 내 병을 스스로 치료하려면 내가 나를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의외로 '내가 내 몸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짧은 기간(5박6일)에 깨닫게 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오랫동안 투병한 환자들은 자신의 병과 몸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화해보면 대부분 그렇지 않다. 질환과 신체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과 '내 몸을 안다'는 것은 다르다.

-'내 몸을 안다'는 것의 의미를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

내가 내 몸을 스스로 치유시킬 수 있는 힘. 면역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내 몸에서 세포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과정을 명상을 통해 느끼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지 깨닫고, 그 기쁨과 충족감이 세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체험하고 느끼는 것이다.

병이 라이프 스타일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즐겁게 살지 못하면 병이 온다. 암은 즐겁게 살라는 몸의 메시지다.

-질병의 원인으로 음식독소, 스트레스, 과로독소, 환경독소, 유전독소(체질)을 들었는데, 나머지 원인들도 5박6일이면 해결되나. 

그렇다. 음식도 일주일이면 건강하게 먹는 법을 체득할 수 있다. 서양에는 이미 이런 프로그램이 자리잡았다. 그런데 서양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도입할 수 없다. 한국인의 체질과 문화에 맞게 변형시키려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고 힘들었다.

자연식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 문화도 걸림돌이다. 특히 암 환자의 경우 나름대로 '음식 박사'라는 자부심들이 있다. 하지만 혼자만의 생각이다. 세포가 좋아하는 음식을 세포가 원하는 방법으로 공급해야 한다.

더필잎병원내 바디버든 힐링센터에서 제공되는 식사. 5가지 엽채류로 만든 주스, 3가지 뿌리채소로 만든 주스, 나또와 두부를 먹은 뒤 현미죽이나 현미밥 중 선택하여 먹되 이 순서대로 먹어야 한다. 센터 환자들에게는 체질별(양인,음인)로 더 세분화된 식사가 제공되는 시스템이다.

-출판된 책 두 권의 내용이 모두 음식 얘기다. 음식이 가장 질병에 큰 영향을 미치나.

세 권의 책을 계획 중이다. 그 중 두 권을 음식 얘기에 할애한 것은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힘들기 때문이다. 세포와 뇌, 혀를 모두 만족시키려면 영양소도 고루 갖춰야 하지만 동시에 맛있고 포만감도 있어야 한다. 뇌와 혀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스트레스 받아서 식이요법을 지속하지 못한다.

세포를 만족시키려면 일단 9대 영양소가 모두 갖춰져 있어야 한다. 놀라운 것은 9대 영양소가 고루 갖춰져 있으면 성인 여자 일일 권장 칼로리(1300kcal)에 훨씬 못 미치는 한끼 식사(800kcal)로도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핵심은 칼로리가 아니고 균형이다. 좋은 음식을 충분히 먹어야 한다는 개념을 깨야 한다.

9대 영양소(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미네랄, 물, 식이섬유, 피토케미컬, 효소)를 다들 각각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영양소들을 균형있게 섭취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먹는 순서, 시간, 음식 궁합 등 모든 것이 의미가 있다.

-무슨 영양소가 몸에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충분히 공급하는 것보다, 영양소 간의 발란스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인가.

맞다. 약이나 건강보조제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양소가 중요하니 영양제로 보충하자는 식의 발상으로는 건강해지는 데 한계가 있다.

-마지막 책에는 어떤 얘기를 담아낼 예정인가.

첫 번째 책은 음식에 관한 기본 이론. 두 번째 책은 음식을 먹는 방법론에 대한 것이다. 세 번째 책은 마음의 균형에 대해 쓸 예정이다.

마음의 균형이 깨지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내 생각이 균형 잡혀있는지 아닌지 깨닫는 것이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자기 생각이 편견일 가능성이 많은데, 자신이 그것을 잘 모른다. 자신이 균형 잡혀 있으면 '아 저 사람은 저렇구나' 할 수 있는데 본인이 균형이 깨져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깨져보이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즉 마음 치료의 핵심은 마음의 균형을 잡는 것이다.

-마음의 균형을 5박6일만에 잡을 수 있나.

마음의 균형이 의외로 쉽다. 빨리 깨닫는다. 사람들이 문제점을 은연중에 알고 있기 때문이다. 책 한권에 모두 담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음식은 혀·뇌와 싸워야 해서 힘들다. 

-음식이나 마음은 내가 조절할 수 있지만, 환경·체질·과로 이런 것은 내가 조절할 수 없는 요인 아닌가.

마음의 균형을 잡는 것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인간은 원래 마음의 균형을 잡을 수 있게 타고 났다. 그런데 현대의 삶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쉬는 것 연습해본 적 있나? 우리 몸은 본래 쉬었다 일했다 긴장했다 이완했다 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현대인의 삶은 긴장의 연속이다.

내 마음의 균형이 깨져 있다는 것과 세포를 이완시키는 것이 진정한 휴식이라는 것을 깨닫고 굳고 경직된 신경세포에 긴장과 이완을 명확하게 알려주는 과정이 5박6일이다.  

스트레스가 병의 원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스트레스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은 적다. 욕심을 버리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하는데 우리 삶에서 그것은 불가능하다.

욕심도 필요하고 적당한 스트레스도 필요한데, 단지 균형이 깨진 것이다. 스트레스를 연속적으로 받으니 문제인 것이다. 하루에 3번 잠깐씩 이완해주면 스트레스도 삶의 원동력이 된다.

이완하는 법도 우리 몸이 원래 알고 있었는데 잊어버린 것이다. 새롭게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음식과 마음의 균형을 찾으면 건강해지는 것인가.

이미 아픈 몸에는 치료도 들어가야 한다. 일주일에 한번이면 된다. 통증을 없애는 치료가 있다. 편하게 마사지라고 하자. 만지면 굳은 몸이 스르륵 풀리는 자리가 있다. 혈관과 신경 마사지를 통해 빠른 회복을 도와주는 것이다.

치료만 할 때는 뭔가 부족했다. 자연식과 명상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음식, 마음,마사지 이 세 가지를 묶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니 대부분의 환자들이 차도를 보이더라.

이 세 가지를 묶은 프로그램은 결국 인간이 인간의 균형잡힌 본성으로 돌아가게끔 일깨워주는 과정이다. 원래 건강했던 그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암 환자들과 건강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는 상형철 원장.

인터뷰를 마치고 상형철 원장이 환자들과 클리닉을 진행하는 것을 참관하고 음식 치료의 기본이 된다는 식단도 맛보았다. 기자도 나름 건강식을 즐기는 일명 '다이어터'라고 자부했는데, 차원이 다른 건강한 맛이었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식단을 만드는 것이 가장 고민이라고 한 상 원장의 말이 이해가 갔다.

그 날 오후 즉시 몸으로 효과를 느낄 수 있었지만, 이런 식사를 가정에서 만들고 유지하는 것은 다소 어려워 보였다.

혹시 아무리 병원에 다니고 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 증상이 있다면, 한번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생활 습관이나, 내 몸이나 마음을 혹사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좋지 않은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에서 병이 온 것은 아닌지 찬찬히 돌아보자.

 

김지현 기자 apolloni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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