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의 힘은 작습니다. 내 머릿속에만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들이 모이면 그 힘은 위대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기후대응에 이의있음!' 외치는 말이 아직 작지만, 이 마음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4월 19일, 청소년기후행동(이하 청기행)이 주최하는 419 기후파업 ‘기후대응 이의있음!: 우리는 헌법재판소로 간다’가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23일 열리는 공개변론을 앞두고 청기행이 청구한 기후 헌법소원의 경과와 그 기대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기후소송의 원고인 김서경 활동가는 "기후위기는 평범한 개인을 약자로 만들어 버린다"며 "기후위기 대응은 이익추구에 대한 권리가 아닌 생존에 대한 권리로, 우리 삶의 최저선을 지키는 일이다. 헌법소원은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청기행은 헌법소원에 대해 변론요지서에 명시된 정부의 주장을 밝혔다. 정부는 ▲기후위기는 소송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기후위기 대응 정책은 국민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기본권 침해가 아니다 ▲기후위기로부터 국가의 기본보호의무를 강화하면 기업의 권리를 제한하게 된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이에 청기행은 "'평범한 시민인 척하는' 기업 대변인, 화석연료 권력의 대변인일 뿐"이라고 비판하며, 정부‧국회와 동등한 위치에서 권리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이번 헌법소원의 중요성에 관해 강조했다.
행사에 참여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유지연 캠페이너는 "국제인권법에 따라 국가는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며 "국가가 기후변화에 따른 인권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인권법에 따른 국가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기후위기가 인권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특히 청기행은 "기후위기 대응은 이미 존재하는 위기 속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안전하기 위해 사회적 안전망과 공공성을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며 "헌법소원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의 기준이 기본권 보호를 중심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기행은 누구나 자신의 권리를 말할 수 있는 '국민참여의견서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히며, 그 참여자들의 발언을 이어나갔다.
이번 활동을 통해 기후위기와 자신의 삶을 연결하는 고민을 처음 해봤다고 밝힌 황선자 씨는 "국민참여의견서를 쓰면서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나와 같은 사람의 삶도 반영되기를 바랐다"며 기후위기 헌법소원의 승소를 기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후파업에 참석한 윤준영 씨는 "기후위기를 심각하게 만드는 석탄발전소의 건설을 막는 시위를 해도 정부는 멈추지 않았다"며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모아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기후위기의 위험을 막아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민자 씨는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재난과 참사는 되돌릴 수 없는 위험과 죽음, 희생을 수반했기에 이런 식의 재난 대응 역량으로는 기후위기시대를 버텨낼 수 없다"며 "헌법소원의 위헌 판결로 모두가 기후위기에 위협받지 않고 편안히 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청기행 활동가들의 국민참여의견서 참여 발언이 이어졌다. ▲윤해영 활동가는 "기후위기로 힘들어질 우리 사회 변두리 사람들에게 안전이 권리로써 보장되길 바란다" ▲용인외대부고 탁우현 활동가는 "기본권의 관점에서 기후 문제를 관철해야 한다" ▲김서연 활동가는 "재난에서 안전할 수 있을지, 차별과 불평등을 더 많이 경험하게 될지 두렵지만 회복할 방법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대학생기후행동 숙명여대지부 윤은빈 활동가는 "기후위기를 막고 우리의 안녕을 위해 정부와 기업의 변화, 시민들의 연대가 필요한 때이다"라며 활동가 모두 자신이 직면한 기후위기에 대해 언제나 연대하고 함께해 나갈 것이라고 의견을 표명했다.
한편 청기행은 지난 2020년 3월,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기본권을 지키지 못하고 있음을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 소송에 대한 첫 번째 공개변론은 오는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부의 기후대응, 이의 있음!"
라이프인 열린인터뷰 독점기사는 후원독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분들은 로그인을 하시면 독점기사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가 아닌 분들은 이번 기회에 라이프인에 후원을 해보세요.
독립언론을 함께 만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